LA관음사 선원에서 하안거를 하고 있는 스님들의 모습. 음력 7월15일까지 진행된다. |
주지인 도현스님은 동참하되 사찰운영으로 인해 이 기간 동안 새벽과 저녁의 참선에만 함께한다. 관음사 선원에서는 지난 2010년에 도현스님 주도하에 하안거와 동안거를 결제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결제가 세 번째가 된다.
불교에서 여름과 겨울에 각각 석 달 동안 스님들이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면서 함께 모여 참선과 기도를 하는 하안거와 동안거의 기원은 부처님이 제자들과 함께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깨달음을 얻는 수양 기간'으로 시행한 것에서 비롯된다.
올해 초 관음사 주지로 부임한 도현스님은 관음사 초대 주지인 도안스님의 생전의 염원을 기려 하안거와 동안거를 결제해 갈 것을 다짐한 바 있다. 도안 스님도 45년 전 관음사를 세울 때부터 스님들이 모여 기도할 수 있도록 도량(12개의 일인용 선방)을 사찰 안에 마련해 이곳이 '스님들의 수행 장소'로 사용되길 바랐던 것이다.
도현 주지스님은 "이번에 참석하는 스님들은 모두 한국에서 선방을 다니며 수행하는 스님들이다. 함께 공동생활을 해야함으로 결제를 시작하기 전에 선원장을 비롯해 각자 일을 분담하여 이 기간 동안 매일 일정표와 지켜야 할 규칙들을 설명한다"며 두 달 반 동안 스님들은 엄격히 지켜야 함을 강조했다.
매일 아침 기상은 새벽 3시30분. 4시 예불을 시작으로 하루 일정이 정확히 짜인 대로 시행된다. 스님들은 하루에 8시간 참선과 1시간의 기도를 한다. 참선은 벽을 보고 앉아 50분 한 다음에 10분은 다리를 풀기 위해서 포행(걸으면서 참선하는 것)을 한다. 점심식사 후에는 1시간 30분 정도 포행시간을 갖는다. 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행도 수행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되도록 말을 삼가고 사적인 행동은 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한국이라면 사찰 주변의 숲을 걸으면 되지만 여기서는 밖으로 나가서 사찰주변 블록을 돌아온다. 한국에서는 수행기간 동안 묵언(일체 말을 금함)을 할 경우에는 '묵업합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달고 다니기도 한다.
매일의 일정표에는 1~2시간 운력(스님들이 힘을 모아 사찰에 필요한 수리 등 노동일을 하는 것)을 하게 되어 있다. 도현 주지스님은 "이 기간 동안 스님들은 자신이 머무는 선방과 사찰 내에서 부서진 곳이라든가 페인트 등 손을 보아야 하는 수리를 해줌으로써 그 사찰에 도움을 준다"며 "예부터 사찰은 스님들의 운력으로 보존되어 온 것"이라며 관음사의 경우 손볼 곳이 많다며 웃었다.
매주 토요일은 삭발일이다. 과거에는 면도를 사용했기 때문에 스스로 삭발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자동면도기가 있어서 각자 혼자서 토요일마다 삭발을 한다.
한국의 경우는 일단 하안거나 동안거 결제에 들어간 스님들은 일요법회도 일반 불자들과 함께하지 않고 따로 한다. 그러나 이곳 사정은 그렇지가 않아서 일요일 정기법회에는 불자들과 동참하게 된다.
새벽 4시부터 시작된 공동생활의 일정은 오후 9시 저녁 참선을 마치면서 끝맺게 된다.
도현스님은 "이곳 여건상 7명 이상의 스님을 집결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부처님은 우리들(스님들) 스스로가 먼저 기도하는 솔선수범이 되라고 하셨기에 힘들더라도 일 년에 두 차례 하안거와 동안거를 시행할 의무가 있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스님들이 서로 힘을 얻는다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