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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국내 불교소식

문경 봉암사, 적명대종사 영결식 봉행

법왕청 2019. 12. 29. 13:49

문경 봉암사, 적명대종사 영결식 봉행



화두선이야 말로 중도를 바로 체험하고 깨닫는 지름길임을 가르쳐


적명스님의 법구를 다비하는 모습.



조계종 종립 봉암사 태고선원 수좌 적명 대종사의 영결실 및 다비식이 12월28일 봉암사에서 봉행됐다.

“이미 깨달음의 길에 들어섰다면, 물속에 떨어진 돌과 같이 끊임없이 한 곳을 향해 갈 것이기 때문에, 깨달음에 목맬 필요도 없다”며 평소 선승들에게 ‘봉암사에 3년만 살면 이마에 수좌라는 도장을 찍어주마’라고 말하곤 했다는 문경 봉암사의 적명스님은 지난 12월 24일 세연을 다하고 원적했다.

봉암사 태고선원 수좌 적명스님은 봉암사의 최고 어른으로 조실추대도 마다하고 수좌로 남아 선승들을 지도해온 큰 어른으로서 영축총림 통도사 선원장, 고불총림 백양사 선원장, 전국선원수좌회 공동 대표를 지내온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수좌였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장으로 진행된 적명스님의 영결식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 부의장 대원스님, 총무원장 원행스님,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스님, 동화사주지 효광스님, 직지사주지 법보스님, 해인사주지 현응스님, 범어사주지 경선스님, 봉암사주지 원광스님, 문도대표 선타스님을 비롯한 주호영 국회정각회 명예회장,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등 1500여 명의 참배객이 참석해 스님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명종 5타를 시작으로 엄숙하고 장엄하게 진행된 영결식에서 장의위원장인 원로회의 부의장 대원스님은 영결사를 통해 “적명 대종사께서는 일생을 청풍납자로 일념 수행정진 하셨으니 그 공덕과 업적은 수미산이 높다 해도 비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추모했다.

진제 종정예하께서는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이 대독한 법어를 통해 “만물을 수용하여도 어지럽지 않고 일심과 같이하여 혼융함이로다”라고 설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저희 사부대중은 대종사님이 남겨주신 가르침을 받들면서 다시 정진해 나가도록하겠다”라며 “화엄의 빛으로 다시 이 땅의 고요한 빛으로 돌아오소서”라고 기원했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스님은 조사를 통해 “저희 후학들은 평소 대선사가 강조한 봉암사결사정신으로 경책의 대기와 깃발의 대용을 쌍수하여 화두선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진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조사를 통해 “어디서나 주인 된 자세로 살면 그곳이 진리의 경지라는 말씀을 가슴에 담아 실천하겠다”라고 말했다.

영결식에 이어 봉암사 연화대에서 진행된 다비식으로 향하는 스님의 법구는 오방번을 선두로 명정, 위패, 영정에 이어 사부대중의 배웅을 받으며 연화대까지 이운됐다.

연화대에서 적명스님의 법구에 불을 지핀 내.외추모객들은 스님께서 하루빨리 다시 사바세계에 와서 중생을 교화해 주실 것을 기원했다.

한편 1939년 제주도에서 태어나 나주 다보사 우화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1960년 해인사 자운 율사에게 사미계를, 1966년 해인사 자운 율사에 의해 비구계를 수지했다. 관법수행에 매진했던 26세에 토굴에서 우연히 보조국사의 ‘절요’를 읽다가 “수행을 하려면 모름지기 활구참선을 해야 한다.”는 구절을 보고, 마음에 크게 느껴 무자화두를 들기 시작했다.

세수 28세인 1967년 해인총림이 개설되어 50대인 성철 스님이 방장에 추대되어 선풍이 일기 시작하자 해인사에서 가행정진한 이래 평생 선방을 떠나지 않았다.당대 선지식인 전강, 경봉, 성철, 서옹, 향곡, 구산 스님 등 문하에서 법을 물어 정진하였고, 능엄경 42변마장의 내용이 낱낱이 사실임을 체험하고 화두선에 더욱 매진했다.

이후 봉암사에서 간화선의 선풍을 진작하고자 외호 대중의 도움과 문경시와 협의 아래 국제선센터를 발원하여 2015년 선원수좌회와 공동으로 문경세계명상마을 건립을 본격 추진하고, 평생 청빈한 삶으로 돌보는 이 없이 쓸쓸이 죽어가는 수행자를 위해 수좌복지회를 만들 것을 제의 성사시켰으며, 봉암사에 원로 수좌를 모시기 위해 원로선원을 건립했다.

봉암사에 주석한 이래 대중의 추대로 수좌 소임을 맡은 후 입적하는 날까지 대중과 함께 정진, 운력, 공양하는 등, 후학에게 수행자의 본분을 보였던 스님은 2018년 종단의 최고 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품수하고 법납 59세, 세수81세로 지난 12월24일 입적했다.

영결사를 전하는 장의위원장 대원스님.


진제 종정예하의 법어를 전하는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


추도사를 전하는 총무원장 원행스님.


적명스님의 행장을 소개하고 있는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영진스님.


조사를 전하는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스님.


적명스님의 법구를 연화대로 이운하는 스님들.


다비식을 위해 불을 붙이는 스님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