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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해외,미주불교

불자의 나라 인도에 가면…

법왕청 2012. 11. 7. 21:17

                   [발우에 핀 꽃] 불자의 나라 인도에 가면…

                                                                                                                             법장 스님/ 필라 화엄사 주지

      불자라면 누구나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행적이 보존되어 있는 곳, 인도일 것이다.

      인도에 도착하면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울려 가식이 없다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세계 여행을 다니며

      현대 문명으로 발전된 곳들도 많이 봤지만 인도만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곳은 드물다.

      하루는 길을 지나가고 있는데 어떤 노인이 넓은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소를 졸졸 따라 다니는 것이었다.

      나로선 처음 보는 일이니 신기해 바라보고 있는데 노인은 소가 똥을 싸자마자 얼른 광주리에 담아 가져

      다 웅덩이에 부어 흙과 함께 발로 밟아 잘 이겨 건물 벽 주위에 개떡처럼 붙이는 것이었다.

      그 광경이 신기해 아는 사람에게 물으니 똥이 벽에서 마르면 떼어서 연료로 쓴다는 설명이었다. 소를 신

      성시 여기는 인도이니 더럽다는 생각은 아예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들이 거리를 활보해도

      누구 하나 건드리는 사람이 없었다. 

      인도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열차여행이다. 도착한 열차에 마치 자리 하나가 있어 잠깐 앉았다

      가 함께 동행한 무착스님을 찾았는데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스님을 찾지 못하고 바로 자

      리에 앉으려니 다른 사람이 벌써 앉아있던 것이었다. 인도의 사정을 모르는 나로서는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몸을 움직일 틈도 없어 양쪽 발로 버티며 서서 가는데 그 속에서도 화덕에 붙인 주전

      자에 인디안 티를 들고 곡예를 하며 파는 사람은 참으로 신기해 보이기도 했다.

      말은 통하지 않아 표를 보여주며 물어 물어 역에 도착하니 무착스님은 다른 칸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참으로 아찔한 순간이었다.

      부다 가야행 버스를 기다리는 길에 무착스님과 함께 인디안 티를 한 잔씩 시켰는데 우리 컵에 파리가

      두 마리씩 빠져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차를 다시 달라고 했더니 차를 파는 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수저를 가져와 죽은 파리만 건져내 주는 것이었다. 이것을 본 무착스님은 그 자리에서 버리고 난 그냥

      눈 딱 감고 마셨다. 나무 관세음보살! 그 밖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