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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해외,미주불교

다종교 다문화에 열린 마음

법왕청 2013. 5. 6. 16:01

다종교 다문화에 열린 마음

                                                                                                                                                진월 스님 / UC 버클리 방문학자, 동국대 선학과 교수
  
근래 토론토를 방문하며 느낀 소회를 나누고자 한다. 토론토는 원주민의 말로

 '숲속의 도시'를 뜻한다고 들었다.

 바닷가처럼 드넓은 온타리오 호수가에 자리잡은 캐나다의 최대도시 토론토는

물과 숲속에 위치하고 있다.

 

 

자연환경도 좋고 살림살이 여건도 건실하여 세계적인 우수도시로 평가받고 있으며,

 행복감과 만족도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에는 화사했던 봄꽃이 이미 지고 신록으로 가득해져 가는 것을

보고 왔었다. 그러나 이곳 주위에는 아직도 봄이 당도하지 않은 듯하다.

철망도 없는 국경이지만, 나이아가라 강을 건너자 겉모습은 미국과 비슷해도 캐나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땅은 넓어도 인구는 적으며 다소나마 영국식 문화 전통을

지켜오는 의식과 지향은 이국적 정서를 보인다. 아울러, 유럽풍과 특히 프랑스식 요소가

다분히 내재해 있다고 한다.

 

과거 한참동안은 캐나다도 오스트레일리아 등과 같이 영국연방의 일원으로 남아 백호주의를

지향했었다. 그러하다가 한계상황을 겪고 세계적 흐름에 맞추어 개방적 이민정책을 펼쳐

이제는 다민족사회를 이루어가고 있다. 특히 토론토에는 여러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며

그 가운데는 한인사회도 늦게나마 자리를 잡아 한글 간판들로 어느 정도 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이른바 코리아타운을 토론토 시내 일부에 이루고 있음을 보았다. 세계적인 명문의 하나인

토론토대학에도 한인 유학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민족의 저력이 세계 각지로 펼쳐나가고 있음을 이곳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한반도보다 수 십배 넓은 국토에 인구는 남한보다도 적은 캐나다는 자연자원도 풍부하고

사회복지제도가 미국보다도 잘되어 있어 한인들의 적응도 미국보다 쉬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는 토론토에 남다른 호감을 갖고 있다. 언제나 토론토가 언급되는 경우면 으레 지난

1980년도 후반의 하와이 체류시절, 하와이대학에서 종교학을 공부하던 기간에 연구 지도교수

였던 데비드 채플 (David Chappel) 교수가 연상된다. 그 분의 살림살이가 기억되며 추모와

아쉬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데비드 교수는 토론토 출신으로 이곳 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학 대학원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에 하와이대학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본래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형제들은 물론 그 자신도 목사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예일대에서 불교공부를 하였고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한 뒤로부터는 불교학자로 알려져 왔다.

미국의 불교-기독교학회 (Society for Buddhist-Christian Studies) 창립에 주도적 역할과 초기

회장을 역임하면서 학회지발간 등을 통해 그 기반을 마련하였다.

 

필자도 그 분의 안내로 그 학회와 인연을 맺어 1990년대 이후 한국지역의 국제자문위원으로

동참해 왔다. 데비드 채플 교수의 다종교-다문화사회에 대한 열린 마음과 진지한 태도는 갈수록

더욱 그리워지고 동료와 후배들에 의해 길이 추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