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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국내 불교소식

영축총림 통도사 '국가 현충시설’로 지정

법왕청 2021. 12. 4. 10:14

영축총림 통도사 '국가 현충시설’로 지정

 

한국전 당시 31육군병원 분원 운영
국가보훈처 '현충시설 지정서' 발급

국가보훈처가 11월 1일자로 발급한 ‘현충시설 지정서’. 관리번호 41-2-22, 명칭은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으로 쓰인 곳 - 통도사’라 적혀 있다.



2019년9월 용화전 연기문 발견 후
증언 청취 사료 발굴 등 증명 노력

한국전쟁 당시 육군병원으로 사용된 영축총림 통도사가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국가보훈처는 11월 1일 ‘현충시설 지정서’를 통도사에 전달했다. 현문스님이 주지로 취임한 후인 2019년 가을부터 이어진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의 존재 사실을 규명하는 노력이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지대찰 통도사는 자장율사 창건이후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흔연히 나선 스님과 불자들이 일제강점기는 물론 한국전쟁 당시에도 호국불교를 실천했음이 재삼 확인됐다.

울산보훈지청이 ‘현충시설 지정서’와 함께 통도사에 보내온 ‘현충시설 지정 요청에 대한 심의 결과 통보’ 공문.


현충시설 지정서의 정식 명칭은 ‘제31육군병원 통도사 분원으로 쓰인 곳 - 통도사’이며, 소재지는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108’로 명기 됐다. 지정서에서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74조의 2 제1항에 따라 현충시설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현충시설 관리번호는 ‘42-2-22’이다.

‘현충시설의 지정’에 관한 제74조의 2 제1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가보훈처장은 국가유공자 또는 이들의 공훈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건축물, 조형물, 사적지(사적史跡地) 또는 국가유공자의 공헌이나 희생이 있었던 일정한 구역 등(이하 ‘시설 등’이라 한다)으로서 국민의 애국심을 기르는 데에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을 현충시설(顯忠施設)로 지정할 수 있다.”


창건 후 국난 때 마다 나선 전통
구국과 호국의 성지로 자리매김

이와 더불어 울산보훈지청은 11월 4일 통도사에 ‘현충시설 지정 요청에 대한 심의결과’를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통도사 기획국장 광우스님은 불교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공문에는 통도사가 2021년 5월 4일 요청한 현충시설 관련하여, 2021년 제4회 현충시설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 결과 지정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영축총림 통도사는 2019년 9월26일 용화전 미륵불소조좌상의 복장유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육군병원의 존재사실이 담긴 ‘용화전 미륵존불 갱(更) 조성연기(1952년 9월 작성)’를 발견했다.

이후 국회, 국방부, 국가보훈처, 울산보훈지청 등 관련 기관에 현충시설 지정을 요청하는 한편 생존자와 유가족의 증언을 청취하는 등 육군병원 존재사실을 규명하는데 전사(全寺) 차원의 노력을 집중했다.


현문스님 “독립운동 자료도 발굴”
내년 상반기에 ‘수륙재’ 봉행 예정

한국전쟁 당시 통도사는 3000여 명이 넘는 부상병을 치료하는 육군병원이 설치되어 운영됐다. 국군의 소개령(疏開令)으로 스님 대부분이 산문 밖으로 나섰지만 부상병을 간호하고, 전사자들의 장례를 치러주는 활동을 했다. 이 무렵 통도사의 전각과 산내 암자는 병원 사무실, 치료실, 수술실, 입원실로 사용됐다. 이 과정에서 통도사의 적지 않은 문화재가 파손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은 11월22일 불교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통도사 소임자 등 산내(山內) 대중과 불교신문을 비롯한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어 현충시설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큰 건물을 짓는 것 보다 더 큰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지 현문스님은 “통도사는 한국전쟁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에도 국난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독립운동에 나서는 등 호국불교를 실천하는데 앞장선 ‘구국(救國)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독립운동에 기여한 통도사의 역할과 성과를 올바르게 기록하고 우리 시대에 계승하는 일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문스님은 “국가와 민족, 그리고 국민을 위해 헌신해 온 통도사를 ‘호국의 성지’로 장엄하겠다”고 다짐했다.

2019년 9월 26일 통도사 용화전에서 나온 연기문. 한국전쟁 당시 통도사에 육군병원이 설치돼 3000여 명의 부상병이 머물렀음을 증명했다.


한편 통도사는 현충시설 지정을 계기로 2022년 상반기에 한국전쟁 당시 순국한 장병과 민간인의 넋을 기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수륙재(위령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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