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가을을 빚어내는 시공(時空)에 서 있다.
그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그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산사(山寺)가 아닐는지.
청명한 하늘 아래, 고아한 자태를 한껏 뽐내는 도솔천.
불교에선 이 곳을 일곱가지 보배(七寶)와 앞 날의 밝은 희망(光明)으로 가득하고 십선(十善)과 사홍서원(四弘誓願)을 전하는 음악이 끝없이 흘러나오는 곳이라 한다.
끊임없이 정진해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이나 깊은 선정(禪定)을 닦은 사람, 경전을 독송하는 사람, 지극한 마음으로 미륵보살을 염불하는 사람, 계율을 지키며 사홍서원을 잊지 않은 사람, 널리 복업(福業)을 쌓은 사람, 죄를 범하고서 미륵보살 앞에 진심으로 참회하는 사람, 미륵보살의 형상을 만들어 꽃이나 향 등으로 장식하고 예배하는 사람 등이 태어나 살아간다는 도솔천의 현세(現世)는 산사일 듯 싶다.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안과 위안을 얻게 되는 산사에서 영혼을 감동케 하는 선율을 듣는다면 그 곳이 바로 극락정토이리.
솔솔한 가을 바람이 찾아드는 9월, 충북도내 사찰에서 준비한 산사음악회에 ‘내마음의 풍경소리’를 실어보자.
# 3회 석문사 경로잔치 및 산사음악회
충북 청원군 석문사에서는 오는 9월16일 오전 10시 남이면사무소 광장에서 산사음악회를 곁들인 ‘3회 석문사 경로잔치를 연다. 청원지역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에 무게를 둔 행사지만, 다양한 공연팀들로 위안잔치를 꾸며 여느 산사음악회와 다름없이 풍성하다.
1부 행사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석문사 주지 혜전스님의 봉행사, 효예종 총무원장 법진스님의 ‘대회사’, 김재욱 청원군수의 축사 등이 진행된다. 참가한 주민들과 함께 석문사에서 준비한 점심공양을 마친 다음, 2부 위안잔치가 열린다. 2부 진행은 불자가수 오영민씨의 사회로 부루나합창단 공연을 비롯해 타울림의 ‘사물놀이’, 서울예화국악단의 ‘국악한마당’ 등이 진행된다. 이외에도 직지가수 박정현씨의 축하공연과 함께 모듬북공연, 각설이놀이, 경로노래자랑 등이 펼쳐진다.
# 1회 보현사 산사음악회
청주 보현사는 오는 9월21일 오후 6시30분 보현사 대웅전 앞에서 ‘1회 산사음악회’를 연다. 보현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산사음악회는 보현사의 명부전 정토원(납골당) 낙성법회 봉행을 기념하는 축하공연으로 마련된 자리이기도 하다. 먼저 이날 오전 11시 낙성법회를 봉행하는 의식으로 1부 행사가 시작된다. 2부 행사는 영산재 시연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 불사가 원만하게 회향하기 위한 기념의식을 갖는다.
산사음악회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두시간 반동안 진행된다. 청주시민과 함께하는 음악 한마당으로 가수 오영민·박정식씨를 비롯해 신명예술단 등이 출연, 노래를 부르고 대북공연과 풍물놀이 등을 선보인다.
# 4회 대성사 산사음악회
충북 옥천 대성사는 오는 9월23일 템플스테이와 함께하는 ‘4회 대성사 산사음악회’를 연다. 기존의 템플스테이에 산사음악회를 접목한 행사이긴 하지만, 보통의 산사음악회와는 조금 다르다. 선남선녀들의 맞선을 주선해주는 만남의 자리로 꾸며지기 때문이다.
먼저 산사음악회로 운치있는 가을 밤의 분위기를 돋운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두 시간동안 진행되는 산사음악회에는 8명의 티벳스님들이 출연해 힌두교의 대표적인 의식인 ‘뿌자’와 함께 불교음악을 들려준다. 이어 가수 박정식·최은혜·고무밴드·이성원 등이 출연해 다양한 대중가요를 부른다. 이와 함께 불교합창단과 선남선녀 회원들의 장기자랑을 선보이는 시간도 마련된다. 산사음악회가 끝나면 선남선녀 인연맺기 템플스테이가 이어진다. 남·여 참가자들은 상견례를 시작으로 짝찾기 제비뽑기 등 이벤트에 참가한 후 저녁 예불, 명상시간, 법문듣기 등 여러 가지 불교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선남선녀 템플스테이는 이날 오후 9시에 시작돼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