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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미주사회

한인들, 청소년 자녀 임신 ‘쉬쉬’ 급급

법왕청 2013. 7. 18. 15:54

     한인들, 청소년 자녀 임신 ‘쉬쉬’ 급급

 

성관계·피임방법 등 터놓고 대화 절실

 

미 10대 출산율은 20년 전의 절반‘뚝’

 

 

# 한인 고교생 김모양이 얼마 전 고민스런 표정으로 한 여성보호센터를 찾았다.

남자 친구를 대동한 김양은“부모님께는 절대 알릴 수 없다”며“센터의 도움을 받아

임신중절을 받고 싶다”며 도움을 간절히 원했다. 센터 측은 결국 김양에게 임신중절

수술 절차와 미혼모 보호센터 정보를 제공해야 했다.

# 한인 산부인과를 찾은 최모씨. 고교생 딸 손을 붙잡고 온 최씨는 어렵게 딸의 임신

사실을 털어놓았다.

병원 측은“한인들은 10대 자녀의 임신이나 출산은 상상조차 싫어한다”며“10대 자녀의

임신 사실을 감추려는 한인 부모들은 대체로 조용히 중절수술을 받는 선택을 하게 된다”

고 전했다.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임신·출산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한인들은 여전히 난잡한 성문화로 인해 10대 자녀들의 임신ㆍ출산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건강정보센터나 한인가정상담소 등 관련 한인단체나 기관에 따르면 한인 10대 청소년

들의 임신이나 출산은 쉽게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경향이 대체적이다. 10대 자녀가 임신한

경우 한인 부모들이 조용히 처리하려는 경향이 여전하기 때문.

한인건강정보센터 관계자는 “10대 청소년이 임신할 경우 한인 부모들은 대체로 산부인과를

찾아가 낙태수술을 받는 방식을 택한다”며 “한인 부모들은 10대 자녀의 출산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고 전했다.

산부인과에서 임신 10~13주 이내인 10대 산모가 낙태를 원할 경우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 산부인과 직원은 “한인 산부인과들의 경우 보통 임신 13주 이하인 산모에게만

낙태를 시술하고 있으나 한인 10대 임산부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인 10대들도 적지 않다.

산부인과 무료 진료 및 미혼모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샤론의 홈’ 박소희 원장은 “한인

10대들은 피임방법을 잘 모르고 부모가 두려워 임신 사실을 숨긴다”며 “대부분 이들은 출산

보다는 낙태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상담소의 폴 윤씨는 “한인 부모들이 10대 청소년 자녀에게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어야 원치 않는 10대 자녀의 임신이나 출산을 막을 수 있다”며 “성관계나 피임문제 등에

대해 자녀와 대화를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캘리포니아 공공보건국(CDPH)에 따르면 과거 사회문제로 대두됐던 미 10대 청소년들의

출산율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15~19세에 해당하는 가임여성의 출산율은 인구

1,000명당 28.0명으로 지난 1991년 1,000명당 70.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0%나 줄어든 것이다.

아시아계의 경우 2001년 1,000명당 13.9명이었던 것이 2011년에는 5.3명으로 줄어 가장

낮은 10대 출산율을 나타냈다. 백인은 20.1명에서 11.2명, 흑인은 51.8명에서 34.1명,

히스패닉은 73.6명에서 42.7명으로 모든 인종에서 10대 출산율이 크게 줄었다.

CDPH는 10대 청소년들의 출산율 감소 추세가 매우 바람직스러운 것이라며 현 수준보다

10대 출산율을 더 낮추기 위한 캠페인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