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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미주사회

미국 CEO-직원 임금 격차 331배…상장기업 2017년부터 공개 의무화

법왕청 2015. 8. 8. 18:28

미국 CEO-직원 임금 격차 331배…상장기업 2017년부터 공개 의무화 

     
증권거래위 방침 발표
"사회적 불평등 핵심 원인"


미국에서 상장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일반 직원보다 얼마나 더 많은 임금을 받는지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5일 소속 위원 표결을 통해 이 같은 원칙을 찬성 3표, 반대 2표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상장기업들은 2017년 1월 이후 회계연도 시작과 함께 임금 격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앞서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은 대공황 이후 최대의 금융개혁인 도드-프랭크 법안을 발표했다.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감독 기구를 개편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로부터 1800억 달러 이상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세계 최대 보험사 AIG가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CEO들의 임금 수준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CEO와 직원 간 임금 격차를 공개하는 내용 또한 도드-프랭크법에 포함됐지만 업계의 반발로 세부규정 마련이 늦어져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노동조합회의(AFL-CIO)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P500 상장기업 CEO의 평균 연봉은 1170만 달러로 직원 평균임금보다 331배 많았다.

특히 월트 디즈니 CEO인 로버트 아이거의 연봉은 4370만 달러로 직원 평균연봉보다 2000배 이상 많은 임금을 받았다.

하버드대와 태국 쭐랄롱꼰대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CEO와 직원 간 임금격차는 미국이 354배로 가장 컸고, 스위스가 148배, 독일이 147배, 한국은 27배였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는 지난 6월 "대다수 미국 근로자의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CEO의 연봉만 고공행진하고 있다"며 CEO와 직원 간 임금격차를 '사회적 불평등의 핵심원인'으로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임금 격차가 공개되면 CEO의 보수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메리 조 화이트 SEC 위원장은 "CEO와 종업원 임금 격차를 공개하라는 법규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정해진 법률은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