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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미주사회

셋 중 1명만 당첨 ‘잔인한 취업비자’

법왕청 2016. 3. 24. 16:45

셋 중 1명만 당첨 ‘잔인한 취업비자’



▶ 작년 이어 올해 재수 도전자들 불안한 나날

▶ 스템분야 OPT는 “차라리 바로 영주권 고려”



“제 인생을 30% 확률에 걸었습니다”유학생 김모(28)씨는 최근 취업비자(H-1B) 관련 서류를 최종 마무리한 뒤 큰 한숨을 내리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07년 늦은 나이에 LA로 유학을 온 뒤 20대 대부분을 미국에서 지내온 김씨는 자신의 인생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H-1B 서류접수와 추첨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2013년 대학교 졸업 후 OPT로 한인 회사에서 근무하며 온라인 대학원 학위까지 받는 등 취업이민을 위해 수차례의 위기를 넘겨온 그는 지난해 H-1B 추첨 탈락의 고배를 마신 쓰라린 경험도 갖고 있다.

김씨는 “영어 한마디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와 취업까지 실낱의 희망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며 “어렵게 비자 스폰서도 구했는데 30%의 확률라는 취업비자 추첨에 그냥 불안하기만 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한 IT 기업에서 숙식을 해오며 열정을 쏟고 있는 이모(33)씨는 STEM 분야 OPT 연장 규정이 발표돼 그나마 한숨을 돌린 케이스다.

이씨는 “H-1B 추첨에 탈락하더라도 일단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며 “취업비자 신청을 포기하고 남은 OPT 기간에 곧바로 영주권을 신청하는 방안을 회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1일 시작되는 2017년도 전문직 취업비자 신청 접수기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인 취업 희망자들이 이처럼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사전접수를 준비하고 있다. 23일 한인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신청서 접수 여부를 위한 추첨 경쟁률이 3대1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에서는 고급 인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취업비자 신청 자체를 포기하고 OPT 신분에서 영주권 신청을 바로 진행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경희 변호사는 “올해도 사전접수를 위한 추첨경쟁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취업비자를 신청하는 대신 OPT에서 바로 영주권을 신청하기 위한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이공계의 경우 취업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현행 29개월에서 최대 36개월로 연장되기 때문에 이공계 졸업자들은 곧바로 영주권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아”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이공계 취업자들과 다르게 문과 졸업생들의 경우 예술계 학위 소지자들은 취업비자 추첨에서 떨어져도 공연예술(O) 비자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인 케이스”라며 “취업비자 추첨에서 탈락 때 다른 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여부와 출국 계획 등 혹시 모르는 변수에 대비해 변호사와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뒤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