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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해외,미주불교

남가주 사원연합회 신임회장 지암 스님 인터뷰

법왕청 2017. 1. 3. 18:54

남가주 사원연합회 신임회장 지암 스님 인터뷰



"파란 눈의 미국인 제자양성으로 포교활동 해야"
마음 편히 쉬게 해주는 곳이 사찰
개인 위한 종교 가져서는 안 돼





어리석게 믿는 것이 바로 미신
타종교 존중하는 마음이 참믿음


남가주의 한인사찰을 이끄는 남가주 사원연합회의 새로운 회장으로 관음사 주지인 지암 스님(사진)이 선출됐다. 앞으로 임기 2년 동안 남가주 한인사찰을 대표하게 될 지암 스님을 LA한인타운 내 3가에 위치한 관음사에서 만났다.

-축하 드린다. 언제 결정되었나.

"축하 받아야 하는 일인지 잘 모르겠다(웃음). 지난 12월 말 하와이 팔로로에 있는 무량사(주지 도현스님)의 동짓날 기도 특별법회 초청을 받아 그곳에 있을 때 연락을 받고 알게 됐다."

-관음사 주지로 오신지 1년 되셨는데 한국서는 어디에 계셨나.

"정확히 일년하고 한 달 된다.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파견되었다. 합천 해인사, 경주 불국사 외에도 여러 사찰에서 수행했다. 40년 된다."

-앞으로 임기 2년 동안 사원연합회 회장으로서 할 일이 많으실 텐데.

"일 년 좀 넘게 미국 생활하면서 받아들인 것 중에 하나가 '동양과 서양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하긴 곤충인 벌을 보아도 우리 토종벌과 서양벌(양봉)이 벌집에서 꿀을 말릴 때의 날갯짓 방향이 바깥과 안쪽으로 정반대이다. 인간사야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여기 서양에 맞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쪽으로 큰 가닥을 잡아 볼까 한다."

-남가주 한인사찰 규모가 20개 정도 된다.

"10여 개가 좀 더 정확할 것 같다. 한국은 소도시도 수백 개 사찰이 있으니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곳 사찰 분위기에서 낯선 것이 있다면.

"도시락 공양이다(웃음). 한국서 사찰 안에서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 스님들 중에서 허약하여 고기를 먹어야 한다면 사찰 밖에서 드신다. 여기서는 일요일 공양을 도시락 주문으로 종종 하는데 그 안에 고기 반찬도 있다. 지금은 나 역시 그 도시락을 잘 먹고 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다. 단체 주문인데 거기서 한국서처럼 자극성 있는 재료 빼서 고기 넣지 않고 해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불심은 집착하지 않고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이다. 영업하시는 입장에 순응하는 것이 불심이라 생각한다. 비구승에서 '비구'는 '얻어먹는 사람'을 뜻한다. 금강경 처음 대목에도 부처님이 제자를 데리고 탁발하는(비구) 장면이 나온다. 주는 데로 먹는 것은 내가 먹고 싶은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수행이다."

-한국에서 사찰은 일주일 내내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들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등산객을 비롯한 일주일 내내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여기 와서 처음 느낀 부분이 평일엔 사찰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썰렁할 정도다. 알고 보니 모두 바쁘게 살고 있어서다. 주일에도 법회하고 두 시간 남짓 있다가 각자 삶의 터전으로 가기 바쁜 모습을 보고 왜 도시락 공양이어야 하는지 이해되었다."

-신심은 어떤가.

"신심이 무엇인가. 내가 불교에 도움 줄 것이 없나 하는 마음으로 사찰에 나온다면 그 마음이 바로 신심이다. 나에게 득이 되지 않을까 하고 찾는다면 그건 아니다. 한국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각자 내 속 안을 살펴 보아야 할 문제다."

-연합회 차원 행사에 스님 및 불자 참석률이 저조한데 이에 대한 아이디어는.

"나부터도 스님들은 가족을 떠나 산에 들어갈 정도로 고집과 개성이 강하다. 강제로 민다고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한가지 공통점이 부처님의 가르침(불교)이 진리임을 인정하고 따르려는 지향점은 한마음이다. 잘 되리라 본다(웃음)."

-한인 불교계의 문제가 뭐라 보시나.

"인간사 자체가 문제인 것을 굳이 '문제다'고 짚을 수 있을까. 다만, 한인에게는 편안한 곳이 되어야 하는 것이 사찰이라는 점. 그리고 서양인들(현지인들)에게 불교를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서 젊은 후배 승려들이 미국진출의 기회를 더 많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곳 파란 눈의 현지인들을 제자로 양성하여 현지인 포교를 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한인사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