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유출 추정 19세기 불화 한국 불교계 품으로 돌아간다

불법 유출 추정 19세기 불화 한국 불교계 품으로 돌아간다 

 
'나반존자' 그림 등 2점
미술품 수집가가 기증

1884년 해인사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는 나반존자를 그린 불화. 오른쪽은 19세기 대형 불화 '부처님과 보살, 그리고 두 제자'.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제공]

과거 미국으로 불법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19세기 불화 2점이 한국 불교계로 돌아간다.

뉴욕의 한 미술품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던 '나반존자' 그림과 대형 부처 불화가 뉴욕에 있는 사찰에 기증될 예정이라고 로버트 털리(사진)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회장이 29일 본지에 알려왔다.

털리 회장에 따르면 나반존자 그림 뒷면에는 '1884 광서 10년(光緖 10年)' '해인사(海印寺)'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앞면에는 한자로 '나반존자위'라는 글이 윗부분에 쓰여져 있고, 그 밑에는 힌두 전례용어가 쓰여져 있다. 크기는 세로 22.75인치, 가로 12.5인치다.

나반존자는 '독성(獨聖)'으로도 불리며 스스로 도를 닦아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의 제자 중 한 분을 의미한다. 이러한 나반존자 그림들은 조선시대 사찰에 지어져 있던 독성각이라는 곳에 모셔져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의 뒷면에 새겨진 글을 바탕으로 이 그림이 1884년 그려졌고, 한국 경상남도 합천군의 해인사의 독성각에 보관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털리 회장의 설명이다.

또 부처님과 두 명의 보살, 그리고 두 명의 제자가 함께 그려져 있는 부처 불화는 크기가 무려 세로 87인치, 가로 24.25인치의 대형 탱화(부처, 보살들을 그려 벽에 거는 그림)다.

이 그림의 정확한 제작 연도는 훼손된 부분이 있어 현재로선 파악하기 힘들지만 1800년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털리 회장은 "이 그림들이 어떤 경로로 한국에서 유출돼 미국에 유입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뉴욕의 한 고미술품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던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 분에게 이 그림들을 한국 불교계에 기증할 것을 권유했고 그가 한국 불교계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털리 회장은 이어 "오늘 오전에 선련사 삼우스님과 함께 수집가를 만나 기증을 약속받고 그림들을 일단 내가 전달받았다"며 "오는 10월 11일 선련사에서 삼우스님에게 전달식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털리 회장에 따르면 나반존자 그림은 삼우스님이 해인사에 직접 전달할 계획이며, 대형 탱화는 선련사에서 소장하며 뉴욕 불자들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