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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국내 불교소식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22) 참선

법왕청 2021. 1. 11. 10:04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22) 참선

 

현대 한국 불교 선(禪) 수행의 대표적 선승의 한 명으로 13세에 출가해 젊었을 때 손가락을 태우는 육체적인 고행을 거치면서 60여년 간 참선을 해온 혜국 큰스님. 참선을 “이해의 문제가 아니고 깨달음의 문제”라고 정의하는 혜국 큰스님은 법문 중에 “개미 뒷다리만큼 공부해놓고 공부 안 된다고”라고 말하는 수행자들을 꾸짖으며, “인연을 중요시하고, (말로서) 살생을 하지 말며,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을 조심하라”고 가르친다.
‘백척이나 높은 꼭대기에서 한 발을 내딛는 심정’을 표현한 경남 양산시 통도사 벽화. ‘백척간두(百尺竿頭) 진일보(進一步)의 절박함을 가지고 공부하라. 다시 말하면 죽음을 각오하고 공부하라 그래야만이 성취할 수 있다’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림이다.
제주도 일출. 제주 남국선원에서 겨울 3개월 동안 행하는 동안거(冬安居) 시민선방 참선 프로그램이 있다.
제주 남국선원에서 겨울 3개월 동안 행하는 동안거(冬安居) 시민선방 프로그램에서 참선 하는 수행자가 좌선(坐禪)을 하고 있다
20년 이상 참선을 수행하는 정궁스님이 법당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풀고 있다. 새벽 2시40분 기상해서 저녁 9시 반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수행하는 생활을 하는 참선 수행자들이 한 시간 중 50분은 좌선(坐禪) 10분은 포행(布行)을 하면서 몸을 푸는 운동을 한다.
20년 이상 참선을 수행하는 정궁스님은 현시대 한국 불교의 선(禪) 수행 대표적 선승 중 한 명인 혜국 큰스님의 제자로 남국선원 시민선방 책임을 맡고 있다. 남국선원 수행자들은 매일 새벽 2시40분 기상해서 저녁 9시 반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9일은 수행하고, 열흘째 음력날짜 4, 14, 24일에는 휴식한다.
경북 영천 은해사 국보 제14호 거조사 영산전(靈山殿) 525 나한석상 중 화상숭존자 옆에 있는 어떤 것에도 물들지않은 ‘본성’ 본래의 상태 라는 행복의 원형상태를 표연한 석상. 본성 상태는 ‘자기확신’으로 가득차 있을 때를 말한다.
한라산 국립공원 정상이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한라산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제주 남국선원 에서는 겨울 3개월 동안 수행하는 동안거(冬安居) 참선 프로그램이 있다.
제주 남국선원에서 겨울 3개월 동안 수행하는 동안거(冬安居) 참선 프로그램에서 수행자가 좌선(坐禪)하고 있다.
‘큰물 작은물’ 제주도 서귀포 새섬 도시 자연공원에서 서쪽으로 있는 범섬이 보인다.
당나라 시대의 사천성 출신 마조도일(馬祖道一, 709~788) 스님을 기억하며 오며 가며 절을 하라고 혜국 큰스님이 이름 붙인 ‘마조스님’ 석상. 제주 남국선원 법당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 설치되어 있다.
무문관에서 참선 수행하는 스님들이 있는 제주 남국선원에는 일반인 접근금지 구역이 있다.
제주 남국선원 사찰 애견 ‘보리(菩提)’가 혜국 큰스님을 반긴다.
참선을 “이해의 문제가 아니고 깨달음의 문제”라고 정의하는 혜국 큰스님의 뒷모습.

인간들이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갖기 전에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은 ‘본성’ 상태가 있었다. 인간이 갈망하는 행복에 대한 집착, 재물과 명예에 대한 바램, 깨우침을 통한 생사윤회 고통의 삶에서의 해방, 그 모든 근심 걱정을 잠정적으로 ‘그것’이라고 하자.

우리에게는 ‘그것’이 있기 전에 불성(佛性)이라는 행복의 원형상태가 있었다. 불성이란 중생의 마음속에 감추어져 있는 부처가 될 수 있는 본성(본래의 상태)을 뜻한다.

누구나 갓 태어나서 사랑을 받으면서 삶의 가장 높은 만족도와 행복 수치를 미소와 웃음으로, 있는 그대로 육체적으로 표현하던 본성의 때가 있다. 본성 상태는 ‘자기 확신’으로 가득차 있을 때를 말한다.

 

윤리, 학문, 예술 등 문명시대의 우리의 정신적인 산물은 우리를 완성된 인간, 의식 있는 인간으로 만들었다면, 우리 모두 가지고 사는 고통 중에는 기본 ‘의, 식, 주’ 이외 자기의 ‘기대와 성취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에서 나오는 정신적인 고통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현실에 몰입해서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사는 이들이 있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현실을 견뎌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모든 희생을 감수하며 꿈속의 현실을 걸어보는 식의 다양한 ‘자기합리화’를 하며 자기 확신에 빠져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중에는 의식 속 깨우침을 추구하며 ‘참선(參禪)’ 수행을 통해서 자신이 처한 절박한 상황의 탈피를 탐구하고 작은 부처(일반명사)의 경지를 향해서 가는 이들이 있다.

성불의 지름길이 바로 참선에 있다고 믿는 많은 수행자들에게는 크게 나누어서 세 가지 길이 알려져 있다.

1) 우리 마음속의 미해결 생각을 통해서 풀어가는 화두법(話頭法)이 있고, 2) 묵묵히 앉아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일본 불교에서 영어 문화권에 알린 Zen) 명상을 하는 묵조선(默照禪)이 있는가 하면, 3) 마음의 오염됨을 염불하면서 근본적 자성 상태인 청정심으로 돌아가는 염불참선(念佛參禪)이 있다.

우리 문화에서는 역사적으로 참선(參禪)의 다양한 해석과 실천을 해온 승려들을 ‘큰스님’이라 부르는 전통이 있다. 현시대 한국 불교 선(禪) 수행의 대표적 선승 중에는 13세에 출가해서 젊었을 때는 손가락을 태우는 육체적 고행을 거치면서 60여 년 동안 참선을 해온 혜국스님이 있다.

일찍이 해인사에서 출가한 후 제주 남국선원과 충주 석종사를 창건한 혜국스님은 막힘 없는 깨달음으로 세상을 설명하는데, 최근 남국선원에서의 법문 중 “개미 뒷다리만큼 공부해놓고 공부가 안 된다고” 말하는 수행자들을 꾸짖으며 “인연을 중요시 하고, (말로서) 살생을 하지 말며,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을 조심하라”고 했다.

 

혜국스님의 제자로 20년 동안 참선을 해온 정궁스님은 “선은 힐링(건강치유)과는 다르다. 선은 스스로 자각해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 또는 부처를 이루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참선에서는 경전과 염불로써는 도달할 수 없는 부처가 되는(성불) 방법 중 자신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견성(見性)에 접근하는 견성수행법이 있다.

깨우침을 향해서 가는 수행 중에 즉심즉불(卽心卽佛), 즉 마음이 곧 부처, 견성성불(見性成佛), 즉 자신의 마음의 본성을 볼 때 깨달음이 있어 부처가 된다는 견성을 목표로 수행하는 참선(參禪)이 있는데, 우리는 누구나 자기 최면을 하고 자기 생각의 합리화를 추구하면서 자기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자기보호 본능(preservation instinct)’ 선호 경향이 있다.

견성 경험을 했다는 남국선원의 시민선방 규율 담당 정궁스님은 선을 하면서 “호흡이 깊어지면 뇌세포가 팍 열리는 것 같고, 기억하지도 않았던 것이 막 떠오른다”며, 그런데 또 “내가 조작하는 것도 느껴져 내가 나를 속이는 것이 있다”고 본인의 참선 경험을 전했다. 선(禪)에서의 견성 경험이 심리학에서 이야기 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과 가까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속세의 생활에서의 근심과 굴레를 피해서 출가한 스님들도 죽을 때까지 못 벗어나는 숙제가 있다.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 계속하여 이 세상으로 재탄생한다는 ‘윤회’를 믿는 이들에게는 이생에서의 우리 육체는 다음 생으로 가는 도구(carrier)일 뿐이지 특별한 의미가 없고, 육체적인 죽음 또한 일상적인 과정일 뿐이다.

큰스님들이 입적(불교에서 스님의 타계를 부르는 말)을 하면 종단에서 다비(茶毘, 불교식 화장)를 치러주지만, 일반 스님들 경우에는 본인의 장례비용은 각자 책임이다.

다음세계로 떠난 후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찾아오는 문상객들이 돌아갈 여비를 남겨놓아야 하는 마음의 부담을 갖고 노후를 사는 스님들은 신도들로부터 시주 받은 쌈짓돈을 저축해서 멀리서 훗날 자기 장례식 찾아올 스님들의 교통비로 쓰라고 입적 준비 저축금을 남겨놓는다고 한다.

이 모든 그것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주관적인 깨우침’을 얻고자하는. 참선 수행자들 뿐 아니라 우리 중생들 모두의 공통적인 삶의 목표라 하겠다.

영어로 ‘악마는 디테일(자세한 내용)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는 말이 있다. 혜국 큰스님은 큰 그림으로 말씀을 잘하는데, ‘참선’이 주관적인 경험인가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수행법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세상 사람은 객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세상에 주관과 객관은 본래 없어요. 주관과 객관은, (사이에) 벽이 있을 때 안과 밖이 있지, 벽을 허물어 버리면 안과 밖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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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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