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털고 녹 벗기니 불보살의 자태가…
‘양양 선림원지 금동보살입상’ 보존처리 완료
문화재보존과학센터
2016년부터 5년 만에
현미경 보며 녹 벗겨낸
까다롭고 복잡한 과정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가 2015년 10월 강원도 양양 선림원지(禪林院址)에서 출토된 통일신라시대 금동보살입상의 보존처리를 완료했다. 선림원지는 서기 804년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절의 흔적이다.
선림원지 금동보살입상(높이 38.7cm, 대좌는 14.0cm, 무게 약 4.0kg, 대좌는 약 3.7kg)은 출토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보살입상으로는 역대 최대 크기다. 화려하게 조각한 대좌(臺座,불상을 놓는 대)와 광배(光背, 부처님의 몸에서 나오는 성스러운 빛을 형상화한 의장)도 그대로 남아있어 출토 당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출토 이후 지금까지 5년의 시간을 들여 보살입상의 금빛과 본래의 형태를 되살려냈다. 제작기법과 제작연대도 규명했다.
금동보살입상은 출토 당시 표면에 흙과 초록색 녹이 두껍게 뒤엉켜 있었다. 오른쪽 발목은 부러져 대좌와 분리되어 있었고, 광배는 여러 조각으로 파손되어 긴급한 보존처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이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발굴조사를 수행한 (재)한빛문화재연구원으로부터 금동보살입상을 긴급 인수하여 2016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실시했다.
우선 금동보살입상의 정밀한 보존상태 파악을 위해 엑스(X)선 투과 조사, 내시경 조사, 재질 분석 등 과학적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녹 제거, 강화처리, 접합 복원 등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본래 색상인 도금층을 드러내려면 청동녹을 제거해야 하나 도금층과 단단하게 부착되어 있었다. 결국 현미경으로 확대 관찰하며 녹을 한 겹 한 겹 벗겨내는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 이 녹 제거가 금동보살입상의 원형과 가치를 살리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었기 때문에 4년 이상의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조성연대도 밝혀냈다.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7~9세기의 절대연대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804년(애장왕 5년) 동종이 제작되는 등 선림원이 활발히 운영되던 시기를 고려할 때, 금동보살입상이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1200년 만에 온전한 모습을 되찾은 셈이다.
다만 금동보살입상의 부러진 오른쪽 발목은 아직은 대좌와의 접합이 어려운 상태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올해 3차원(3D) 스캔 데이터와 3차원 프린트 등 첨단기법을 이용하는 디지털 복원으로 금동보살입상을 대좌에 연결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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