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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해외,미주불교

제6회 북가주 불교인 송년의 밤

법왕청 2012. 12. 27. 19:35

 

                            제6회 북가주 불교인 송년의 밤

       경건한 자성…신나는 여흥…희망찬 기약

       예상초과 200여명 한자리에, 뜻깊은 원불교가족 대거동참

 

한인 이민선조들이 기회의 땅 미국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00년이 넘었다. 하와이를 거쳐 미본토 첫 정착지는 샌프란시스코였다. 북가주에 한인사찰이 들어선 것은 그로부터 약 70년이 지나서였다. 1970년대다.

북가주 불교인 송년의 밤 행사가 시작되기까지는 약 35년이 더 걸렸다. 2006년이다. 그 사이에 한인사찰은 느리게 그러나 꾸준히 늘어나 예닐곱을 헤아리게 됐다. 재가불자 단체들도 꼬리를 물고 생겨났다.

단박에 북가주 한인 불교마을의 최대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불교인 송년의 밤 행사는 5년 연속 이어지다 지난해 열리지 않았다. 극심한 불황탓이 컸다. 불황은 올해도 쉬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랜 세월 기다림 내지 숙성끝에 엮어낸 불자연합 송년행사를 경기가 어렵다고 과거의 추억으로 묻어버릴 수 없다는 불자들의 의욕을 꺾지는 못했다.

한혜경 보살, 이임성 박사, 이윤우 법사, 원만화 보살, 덕송 거사 등 뜻있는 이들이 앞장서 행사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9월 하순 집행위원회(위원장 이상운)가 구성되면서 행사부활은 기정사실이 됐다.

행사준비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준비모임 9차례, 행사후원(금품보시) 30여명, 자원봉사 50여명…. 15일(토) 저녁 쿠퍼티노의 퀸란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린 제6회 북가주 불교인 송년의 밤 행사는 이같은 물밑손길들이 모여 막을 올릴 수 있었다. 원불교 가족들의 적극적인 참여 또한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약 200명이 함께한 이날 행사는 1,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후 5시부터 1시간동안 친교시간에 이어 1부는 불교의식으로 채워졌다. 보리사 주지 형전 스님의 목탁과 원불교 샌프란시스코교당 김수진 양의 피아노반주에 맞춰 삼귀의, 찬불가가 나직하게 울려퍼졌다.

그리고 반야심경. 사회자 최문규 거사가 나기봉 실리콘밸리지역한인회장, 원불교 샌프란시스코교당 김종천 교무와 윤선중 교무 등 귀한 손님들을 소개하며 감사와 환영의 박수를 유도한 뒤 정원사 주지 지연 스님의 송년법어.

날이 날이고 자리가 자리인 만큼 유머를 섞어가며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스님은 중생구제를 위해 지옥살이를 자원한 지장보살을 들어 “남의 잘못한 것은 다 덮어주고 파뿌리 하나만큼이라도 잘한 것이 있으면 칭찬해주는 삶”을 강조했다.


이임성 박사는 우리말과 영어로 전한 송년메시지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와 지혜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에 방점을 찍었다. 이상운 집행위원장은 간략한 경과보고에 이어 불자들의 성원으로 도네이션이 목표를 초과했다며 잔액은 전액 각 사찰에 보시하겠다고 약속했다. 1부는 사원서원으로 마무리됐다.

저녁공양에 이어 2부의 막이 올랐다. 그러나 여흥으로 직행하지는 않았다. 코네티컷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과 나기봉 SV한인회장의 축하인사 겸 SV한인회 주최 예술제 안내 뒤 비로소 신명한판이 시작됐다. 재작년 송년행사에서 객석을 웃음의 도가니로 빠뜨렸던 안정열 타라회장이 사회를 맡아 넉살좋은 재담으로 시작도 전에 분위기를 띄웠다.

아빠도 엄마도 동생도 불교마을 행사라면 거의 빠짐없이 봉사자로 출연자로 참여하는 ‘개근생 불자가족’의 딸 이영민 양이 고운 한복 능숙한 장고춤으로 스타트를 끊자, 원불교당 이재원-이두원 듀엣의 화음이 펼쳐지고, 보리사 한글학교 사물놀이패가 장내를 들끓게 했다.

장고춤의 이영민 양이 선글래스를 낀 남동생 이준 군과 함께 다시 무대에 올라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선보이자 사회자도 객석 앞 다른 어린이들도 덩달아 말춤을 추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원불교 노보살 3명이 장고를 치며 늴리리야와 진도아리랑으로 뒤를 받치자 윤선중 교무가 농익은 해금연주 솜씨를 과시, 앵콜을 받았다.

사회자의 재담속에 타라회원 다섯, 원불교 청년가족 다섯의 ‘재미나고 의미있는’ 즉석게임이 벌어지고 곧바로 줌바댄스판이 펼쳐졌다. 사회자는 엉겁결에 불려나온 양팀에 객석을 돌며 각각 1센트, 5센트, 10센트, 25센트짜리 동전 1개씩과 1불, 5불, 10불,25불짜리 지폐 1장씩 구해오게 한 뒤 그 돈은 보시함에 넣고 진 팀에게는 무대앞에서 줌바춤을 추게 해 객석에 공감어린 웃음을 선사했다.

당초 예고된 마감시간을 넘긴 뒤에도 여흥은 계속됐다. 래플티켓 2등 추첨에 이어 무대에 오른 정원사 새싹불자 김수연 양과 박주연 양은 찬미의 나라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 집행위원장 이상운 거사가 포함된 정원사 어른불자 6인조가 ‘만남’을 열창하자 밤 9시가 넘도록 자리를 지킨 120여명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부르며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님’을 거듭 확인하고 내년에 다시 만남을 약속했다.

한국왕복 항공권이 걸린 래플티켓 1등은 보리사에 다니며 타라모임에서도 적극 활동하는 손예리 양에게 돌아갔다. 타라회원 등은 예정보다 40여분 늦은 밤 9시15분 행사가 끝난 뒤 장내정리에 일손을 보탰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지난 20여년간 미주현대불교를 이끌어온 김형근 발행인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