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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자유게시판

‘우리’로 사는 법 알아야 참불자

법왕청 2013. 1. 29. 13:13

‘우리’로 사는 법 알아야 참불자

                                                                                                                      이정옥(부산연꽃모임 회장) 

                                                                                                                 

다른 사람 사랑하려면
‘나’부터 바르게 닦아야
“기복아닌 정법으로 부처님 닮자”

내가 나를 사랑 할 수 있는 삶


 나는 늘 내가 정신없이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뒤돌아보곤 한다.

 날마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가지고 싶은 것과 내가 먹고

 싶어 하는 일로 삶을 살아가지 않는지. 늘 하는 일이지만 거울

 앞에 앉아 나를 살펴본다.

 

굳이 대중의 선방이 아니더라도 나만의 시간에서 나를 들여다보며

지나온 많은 날들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옥에도 티가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거꾸로 내가 살아온 부족한

삶 속에는 옥구슬 같은 삶이 있다. 그건 부처님과의 만남이니

그야말로 보배로운 삶이었다고 믿는다.

 

부처님과의 만남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인연으로

은혜로운 삶 그 자체인 것이다.

 

본시 착한 성품으로 바르게 사는 것도 보람 있는 삶이겠지만,

참회하고 또 참회하며 실천하는 삶도 보람 있는 삶일 것이다.

 

문득 문득 부처님 회상에서 배우고 느낀, 소중한 가르침이나

법문을 되새길 때 마다 나의 욕심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는

향기로움을 느껴 볼 때가 있다.

 

남을 사랑하기에 앞서 내 자신부터 바르게 닦는 일이 먼저일 것이다.

그래야만 남에게도 부처님의 향기를 바로 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주 내 자신의 몸과 마음의 청소를 하는 것이다.


설거지를 하다보면 하수구가 고장날 때가 있다. 상수도가 고장나면

음식을 사 먹을 수도 있지만 하수구가 고장나면 악취와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이처럼 우리가 무엇이든 취하기보다 버리는 일, 아니 베푸는

연습으로 향기로워 져야 하리라. “내게 이익이 없는 사람과

길동무도 하지 말라 차라리 혼자서 갈 지라도.” 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이익이란 무슨말이겠는가? 쓸데없는 말로서 아무런 도움도

배울 것도 없는 사람과 함께 하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만다는 것이다.

 
한사람과의 만남이라도 내게 새로운 희망이며 활력이 되는 충고와

격려라면 좋은 만남일 것이다.

 

우리가 불자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늘 정진한다면 만나는 만남이

모두 지혜를 나누는 만남일 것이고, 지혜의 거름이 되어 만나면

만날수록 법향(法香)에 젖어 그 ‘만남’이 즐거우리라.

작은 마음이 하나하나 모이면 큰 사랑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으리라.

 

 멀쩡히 건강하던 사람이 어느 날 영정만으로 남아있는 모습을 보는 요즘,

세상에서 우리는 ‘우리’로 사는 법을 알아야 진정한 불자가 아닐까 싶다.

모든 음식과 물자가 풍성한 이 시절, 절마다 각자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로 넘치고 있다. 선방의 스님들이나 보살들도 정진하는 이때에

우리들도 기복을 위한 나만의 기도보다는 참회진언이라도 부지런히

외면서 지나온 갈등이나 원망 다 버리고 맑고 향기롭게 새로워져야

할 때라고 생각해 본다.

 

아무리 아름다운 산천을 보아도 내 마음이 즐겁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

내가 내게 만족해야 바깥 경계가 바로 보이는 법이니 나를 다스려 나를

행복하게 살아야 하리라.

 

소림의 법우님들! 우리가 그동안 불법을 닦아 온 까닭은 부처님을

닮으려는 서원에서 비롯됐음이니, 함께 우상이 아닌 실상으로 모든

소원 다 이루시고 천년의 행복을 안으시길 축원 드립니다.

 

내 인생을 돌아보고 바라보며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 2003년 3월부터 맡아 해오던 신도회장직을 그만두었다.


그토록 스스로 자격 없음을 알기에 거절 아니, 사양을 했지만 그대로

회장이란 당치않은 자리를 맡게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부족하기만한 나를 항상 채워주시는 큰스님과 대중 스님들의 격려,

신도님들의 사랑으로 5년 6개월의 회장직을 잘 치르고 오늘에야

수석 부회장이던 이성균님께 그 자리를 물려드리게 되었다.


그동안 마음 아픈 일들이 없었더라면 참으로 행복했을 도량인데

스님들의 고통을 덜어드리지 못한 회장으로서 죄송할 뿐이다.

 

그래서였을까.

축가를 부르는데 왜 목이 메고 가슴속으로 눈물이 차오르는지. 두 손을 모았다.

 

부처님의 거룩한 상호만큼이나 평안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는 도량이 되기를.

그리고 미리 준비해간 선물을 나눠드렸다. 너무 좋아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행복했다.

 

집으로 돌아와 지나간 회장 임기동안의 모든 일들을 돌아보니

나는 참으로 과분한 복이었다.

어찌 그 큰 자리에서 그런 사랑을 받았을까 싶다.

인사말을 할 때나 회지의 글을 읽을 때나 너무나 밝은 얼굴과 똑똑한

눈빛으로 들어주시던 그 고마움을 내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평소에도 부처님 앞에만 서면 소림사 청심장학회와 소림사 신도님들의 기도를

빠뜨리지 않고 축원 했지만 오늘부터 더욱 단단한 원력으로 기도 드릴 것이다.

‘감사합니다’를 가슴에 새기면서 지난 6년을 값진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노보살님들이 꼭 안아주셨던 따뜻함과 젊은 아우님들이 아쉬워

눈물 글썽이던 그 고마움을 부처님께 고할 때,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닦아도 닦아도 눈물이 흘렀다.

분명 아쉬움보다 후련해야 할 것 같은데, 그만 두겠다고 떼를

쓴 것도 죄송스럽고 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 했던 것

모두가 가슴에 남는다.

 

믿고 맡겨 주셨던 스님들 그리고 소림의 신도님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머리 숙여 두 손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