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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국내 불교소식

불상 안에 담긴 인간의 향기

법왕청 2013. 9. 15. 19:43

다양한 불상 안에 담긴 인간의 향기

 

이재윤 작가 ‘인향’展… 9월 25일~10월 1일 불일미술관

 

 

청동에 채색·금분 입힌 부조와 환조

수월관음·달마 시리즈 주목

부친 이진형 씨와 삼부자전 계획

 

 

▲ 수월관음 환조 

 

“불교 조각이라 하면 대부분이 근엄한 모습을 떠올리죠. 카리스마 자비 온화함 등이 담긴 불상에서 우리는 평화를 얻습니다.

하지만 좀 더 인간적인 불상은 없을까 생각하게 되었죠. 불상 안에 인간의 향기를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근엄함은 유지하되

좀더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그런 표정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이재윤 작가의 2회 개인전 ‘인향(人香)’이 9월 25일~10월 1일 불일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수휴척리’

‘석가모니’ ‘대세지보살’ ‘동진보살’ ‘수월관음’ ‘달마’ ‘한산습득’ 등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부조와 환조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수월관음과 달마 시리즈는 대중들에게 새로운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수월관음시리즈는

청동에 채색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환조 한 점과 세 점의 부조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광배를 배경으로 나뭇가지를 들고 있는 수월관음 부조상은 청동에 금분으로 표현돼 성스럽고도 아름다운 이미지를 자아낸다.

언뜻 보기에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연상케 하지만 그 아래 선재동자와 구름 문양 등은 수월관음임에 분명하다.

 

또한 수휴척리 환조를 중심으로 25점의 달마 부조 또한 주목할 만하다.

“좀더 대중적인 작업을 해보고 싶어 달마 시리즈를 부조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표정을 담아 대중들이 좀더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는데 저도 작업을 하는 동안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그렇다. 그의 작품은 기존 불상의 형상에서 변형을 가해 젊은 작가 이재윤의 작품세계를 표현해낸다.

 

대전무형문화재 제6호 불상조각장 이진형 작가의 아들이기도 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불상 조각 속에서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 환경이 그의 진로까지 바꾸기에 이른다.

 

“원래는 무역학과나 경제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아버지의 권유로 고3 때 진로를 바꿔 불교미술을 전공하게 됐어요.

 전통문화를 이끄는 일로 대를 이어가고 싶다는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게 되었고 제 자신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물론 남들보다 늦었기에 어려움이 많았죠.”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불교조각을 공부하고 돌아온 작가는 지난 2010년 1회 전시를 연 바 있다.

 

 “당시, 아버지는 물론 법련사 현호 스님, 간송미술관 최완수 선생님 등의 도움을 받아 개인전을 열 수 있었어요.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뤄낸 전시였죠. 이번 전시는 제가 기획하고 구상한 작품들이 전시된다는 점에서 저의

향기가 들어간 첫 전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불교조각장이자 아버지인 이진형 작가가 이재윤 작가에게 미친 영향은 어떤 것이었을까? “처음에는

아버지 상호를 닮았다는 말이 정말 기분이 좋기도 했어요. 하지만 또 저만의 색깔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어떻게 작품의 방향을 잡아나가야 하나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죠. 그리고 저만의 향기를 만들어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 수월관음 부조

 

 

이런 그에게 아버지 이 작가는 몸소 실천하는 삶으로 작가정신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아버지께서는 처음에는 사업으로 불상조각을 시작하셨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장인으로

자리를 잡고 싶다는 원을 세우셨죠. 이후 저와 동생 모두 불교조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여진불교미술관 등 전재산을 조계사에 희사하셨어요.

 

당신께서는 제 작품에 대해 이렇다 할 조언을 한번도 말씀해주지 않으셨지만 아버지의 삶을 통해 제가 어떤 작가가

되어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비워야 만족할 만한 상호가 나올만큼 작가의 마음과 작품이 비례한다는 불상 조각. 부처님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즐겁고 밝게 살며 근심 걱정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는 긍정적 삶의 자세는 그의 작품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가는 그렇게 불상의 다양한 모습에 그의 향기를 담아 세상을 항기롭게 만들고 있었다.

 

한편, 불교조각장 이진형 작가와 아들 이재윤 이재석 작가는 올 연말 삼부자전을 기획 중에 있다.

 

  (042) 934 - 8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