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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미주사회

‘아름다운재단’ 무늬뿐인 자선

법왕청 2014. 11. 29. 16:38

‘아름다운재단’ 무늬뿐인 자선 

 

미주지역 7년간 모금액·지출 내역

수입 205만달러중 지원금 40% 미달, 운영비·인건비로 절반 이상 나가

 

 

▲ 아름다운재단 USA의 홈페이지.

 

미주 한인사회 대상 모금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취지로 출범한 비영리 자선단체 ‘아름다운재단 USA’가 한인사회에서 모금한 기부금 대부분을 자선이나 비영리단체 지원이 아닌 운영비와 인건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가 28일 비영리 자선단체 감시단체 ‘가이드스타’로부터 입수한 세금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단체가 그간 자선단체나 비영리단체 지원에 사용한 돈은 전체 모금액의 40%에 못 미치며 기부 절반 이상을 인건비나 단체 운영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이 구체적인 세금보고를 시작한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세금보고서 자료를 토대로 수입과 지출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재단의 기부금 수입 205만달러 중 자선단체의 취지에 걸맞게 자선 및 단체 지원에 사용된 돈은 81만달러로 39.5%에 불과했다. 반면 단체 운영비와 인건비로 지출된 돈은 108만달러에 달해 실제 자선 목적으로 지출된 돈보다 훨씬 많았다. 최근 3년간 내역을 살펴보면 모금액 대비 자선지출은 이보다 훨씬 더 낮아졌다.

지난 2010년 모금액 28만6,501달러 중 자선이나 단체지원 목적으로 사용된 금액은 10만2,000달러로 35.1%에 불과했고, 오히려 직원 인건비가 11만100달러로 더 많았다. 2011년에는 사정이 더 악화돼 모금액 33만3,107달러 중 자선이나 단체지원 목적 지출액은 33.6%에 불과한 11만2,000달러였고, 운영비 및 인건비는 18만5,000달러에 달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재정이 적자를 나타내자 10만달러가 넘었던 인건비를 2011년 6만달러 수준으로 줄이기도 했으나 2012년 다시 인건비를 11만4,242달러로 전년 대비 2배 가깝게 증액해 또 다시 5만달러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득하기 힘든 연례 모금행사 재정내역도 확인됐다. 지난 2012년 연례 갈라행사를 통해 재단은 2만5,000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으나, 이 행사 비용을 2만5,000달러로 보고해 이 행사를 통한 수입이 단 한 푼도 없는 결과를 보였다.

재단의 불투명한 재정 비공개 행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재단 측은 지난 2003년 설립된 이래 2005년부터 IRS에 매년 세금보고를 했으나 재단에 기부금을 낸 한인들에게는 단 한 차례도 재정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단체의 웹사이트(http://www.bfus.org)에는 매년 연례 보고서를 공개하는 항목이 있었으나 ‘Coming Soon'이란 메시지만 나올 뿐 단 한 건의 보고서도 공개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해 아름다운재단 USA의 주소현 사무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재단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이사진과 협의해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재단은 박원순 시장이 미국 내 일부 한인들과 함께 지난 2003년 설립한 단체로 뉴저지주 포트리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연방 국세청(IRS)으로부터 세금공제 혜택(EIN 41-2107220)을 받고 있는 비영리 자선단체다.

한편 재단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금보고 서류확인 결과 지난 2010년까지 매주 2시간씩 재단활동을 한 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나, 2011년부터는 이사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