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묘선 ‘승무’·조진숙 ‘소고춤’ 대 스승에 헌정 춤사위 감동적
■ 공연리뷰 - 비타무용단 ‘춤 소리 파동’
비타무용단(조진숙 단장)이 주최한 ‘춤 소리 파동’(Dance Sound Wave) 공연이 지난 21일 LA 한국문화원(원장 김영산)에서 열렸다.
이 공연은 ‘춤추는 스님’ 김묘선(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교육조교)의 제자인 조진숙 단장이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스승을 비롯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전통예술인들을 초청해 마련한 무대로, 김묘선의 ‘승무’로 시작돼 조진숙의 ‘소고춤’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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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이 특별했던 것은 첫 무대에 선 김묘선씨가 그의 ‘승무’ 공연을 지난 8월7일 타계한 이매방 선생에게 바친다며 온 몸을 다해 가슴 저린 춤사위를 보여준 것이다. 한국 춤의 전설로 불리는 고 우봉 이매방 선생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2개 분야의 중요무형문화재(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보유자로서 김묘선은 그의 수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공연을 마치고 난 후 눈물 젖은 목소리로 조지훈의 시 ‘승무’를 읊조리며 이매방 선생을 추모하고 그의 남다른 제자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스승의 춤 세계를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이어 그의 제자인 조진숙이 유려하고 청아한 이매방류의 ‘살풀이춤’을 추어보임으로써 이날의 공연은 2대에 걸친 제자들이 대스승에게 헌정한 추모공연과 같은 느낌이었다. 또 조진숙은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에게 큰 절을 올린 후 곧바로 뒤돌아 김묘선 스승에게도 절을 올려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또 갈채를 받은 공연은 서광일(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 이수자)의 ‘설장구’로, 신명나는 장단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화려한 장구가락과 기교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유감스러웠던 것은 한국서 온 중견 예술인들의 소리공연이었다. 그 작은 공연장에서 판소리와 창을 하면서 마이크를 잡고 목청껏 돋우는 일이 과연 우리 전통음악을 제대로 연주하는 것인지 의아스러웠다. 한국서는 요즘 판소리 공연을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으나, 옛날처럼 열린 판에서 자연스럽게 육성으로 소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 해도 공연하는 공간을 좀 염두에 두고 소리를 질러대는 것이 연주자의 기본 아닌지 모르겠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문화원 아리홀의 열악한 무대환경은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다. 입구와 출구가 하나인 불편과 관객석이 코앞에 붙어 있는 무대, 무대 뒤가 다 보이는 극장 구조는 말할 것도 없고 자주 꺼지는 마이크, 조명이라 말하기도 어려운 조명, 볼썽사나운 배경 커튼 등은 한국문화를 주류사회에 전한다며 한 달에 두 차례씩이나 공연하는 해외 공관으로서 너무나 부끄러운 공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LA 한국문화원의 공연장 개선을 위한 기금을 배정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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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묘선이 고 이매방 선생에게 바치는 ‘승무’를 추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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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매방류 ‘살풀이춤’을 추는 조진숙.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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