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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자유게시판

청빙, 선인가 악인가

법왕청 2013. 6. 11. 15:47

                                                청빙, 선인가 악인가  

                                                                                                                                                                                 권태산 목사/하나님의꿈의교회

 

 

 

청빙은 선인가. 악인가. 한번 개척한 교회, 한번 부름 받은 교회에 뼈를 묻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 아니면 교인들을 위해서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 정답은 없다.

다만, 상식이라는 것이 있고 경우라는 것이 있다. 헤어짐은 언제나 슬픔을 낳게 마련, 거기에다가 몰상식, 경우 없음이 겹치면 성도와 목사 간에 치명적인 상처가 된다. 마음이 상하면 좋은 일도 악이 된다. 그래서 그 과정은 더욱 조심스럽고 평화스러워야 한다.

청빙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지만 '믿음생활'이 아닌 '종교생활'을 추구하는 현대교회는 참 목자보다는 교회를 발전시킬 CEO를 찾는다. 목회자는 목양이라는 본래의 직무보다 '매니지먼트', '발전'의 도구로 쓰임새가 바뀌었기 때문에 청빙이 선보다는 악이 되고 있다.

교회는 더 이상 성경의 원리를 따르지 않는다. '힘의 원리'를 숭상하는 현대 교회가 나보다 힘없는 교회의 목사를 더 좋은 조건으로 빼앗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약육강식'의 원리 속에서는 힘없는 사람만 원통하고 분할뿐이다.

'힘의 원리'를 섬기는 교회는 지금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큰 힘을 갖기 위해 영성보다는 매니지먼트의 경험자를 찾게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매니지먼트 해 보았는지, 많은 숫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설교인지가 기준이다. 말에 어눌했던 모세나 바울이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절대로 몸집이 비대한 교회의 청빙 리스트에 올라가지 못했을 것이다.

몸집이 비대한 교회에서는 신약 성경에 나오는 사도바울이 했던 목회가 불가능하다. 양의 이름도 모르는 목자는 목자가 아니라 대가를 위해 일하는 삯꾼이다. 상식적으로 500명 정도가 넘어가면 성경에서 말씀하는 목회보다 매니지먼트로 교회를 운영하지 않으면 운영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목사는 목양 보다 CEO로서의 기능을 더 잘 해야 한다.

목양을 하던 목사는 함부로 사표를 던지거나 떠날 수 없다. 굉장한 고통이 서로 간에 따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매니지먼트의 CEO는 언제든 더 큰 사업이 생기면, 더 좋은 조건이 생기면 마다하는 사람이 바보다. 건축을 할 것이 아니라 비대한 몸집을 줄여 건강한 몸으로, 사업가를 청빙할 것이 아니라 목양자들을 청빙하여 의미 있는 세포분열을 일으켜야 한다. 복음을 위해서 만 명의 그리스도인이 모인 한 교회가 힘이 있겠는가, 아니면 백 명의 그리스도인이 모인 백교회가 연합할 때 더 힘이 있겠는가. 청빙의 때야말로 비대한 몸집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청빙이 악이 된 보다 근본적 원인은 설교단에서 복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복음 대신 자리를 차지한 각종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고 발전시킬 CEO가 필요한 것이다. 만약 복음 대신 매주 설교를 듣고 용기와 마음의 위로를 얻기 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상담 심리 전문가를 청빙하라. 매주 마음의 비타민을 풍성히 얻고 마음의 힐링까지 원한다면 젊은이들의 정신적 멘토라는 혜민 스님을 청빙하라. 교회여 정신을 차리고 복음을 회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