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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국내 불교소식

“정부기관 선거 개입, 現정부 참회하라”

법왕청 2013. 11. 28. 15:37

“정부기관 선거 개입, 現정부 참회하라”

 

조계종 1천여 스님, 28일 조계사서 시국선언 발표

 

 

“국정원 엄중 수사 없으면
박근혜 대통령 역시 공범”
‘민주 수호’ 원력 1012명 참여

 

 

▲ 실천불교승가회는 11월 28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수행자로서 제방 도량에서 정진해야 하는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하나입니다. 바로 이 땅의 민주주의가 오롯이 지켜지며 국민

대통합을 통해 한국사회가 번영의 길로 나아가길 간절히 염원하기 때문입니다.”

국정원 등 정부기관의 대선 개입 정황이 속속히 들어나고 있는 가운데 1천여 조계종 스님들이 현 정부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와 개신교 목사들의 기자회견에 이어 이뤄진 스님들의 시국선언으로 현 정부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상임대표 퇴휴)는 11월 28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에 앞서 前 교육원장 청화 스님은 “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면서 이 자리에 선 것은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종교인도 잘못이 있으면 국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 불법 선거를 덮으려고 하는 행위가 계속되면 박근혜 대통령도 공범이 된다”고 경고했다.

실천승가회 상임대표 퇴휴 스님도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바르게 보고 바르게 말하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며 “현 정부는 이제라도 잘못을 시인하고 관련자를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조계종 前 교육원장 청화 스님이 시국선언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중앙종회의원과 전국 교구본사에서 수행 중인 스님들 1012명이 연명으로 동참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이 조직적으로 동원돼 민의를 왜곡하는 사건 등을 보며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시계가 거꾸로 후퇴하는 극한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작금의 사태를 단순한 부정선거의 차원이 아닌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린 심각한 헌정질서 파괴’라고 규정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현 정부는 자신들과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는 이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며 정국을 극단적인 이념투쟁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국민 대통합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매카시즘의 광풍이 다시금 재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국선언 동참 스님들은 부처님이 설한 지도자의 열 가지 덕목 중 마지막인 ‘불상위(不上違)’를 예로 들며 훌륭한 지도자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논의해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민의를 통한 국가 운영 방식인 선거를 국가권력이 자신의 안위를 위한 도구로 악용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 제4교구본사 월정사 부주지 원행 스님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스님들은 “현 정권이 국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정부가 되길 바란다”면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어 박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게 △국가기관이 동원된 불법선거운동의 과정을 명백히 밝혀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국민들에게 참회할 것 △불법선거 개입 특검을 즉각 수용할 것 △△이념을 조장해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 △민생 우선 정책을 원안에 근거해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前 교육원장 청화 스님을 비롯해 실천 승가회 상임 대표 퇴휴 스님, 제4교구본사 월정사 부주지 원행 스님, 중앙종회부의장 법안 스님 등 10여 명의 스님이 대표 참석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스님들이 삼귀의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