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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미주사회

“아파도 병원 안가요”

법왕청 2015. 1. 7. 16:44

“아파도 병원 안가요”

 

치솟는 건강보험‘디덕터블’

8년새 평균 2배 올라

 

 

직장인들의 건강보험 플랜 ‘디덕터블’(보험사용 때 본인 부담액)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한인을 비롯한 중산층 근로자들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디덕터블이란 보험회사가 의료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 전 보험 가입자가 내야 하는 비용이다. 예를 들면 디덕터블이 200달러라고 가정할 때 만약 응급실에 가게 돼 총비용이 1,000달러가 나왔을 경우 본인이 200달러를 지불하고 나머지 800달러는 보험회사가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디덕터블이 낮으면 월 보험료가 비싸고 디덕터블이 높으면 보험료는 저렴한 편이다.

디덕터블은 병원에서 주치의를 만날 때마다 내는 ‘코페이’(co-pay) 외에 ‘보험료 분담금’(co-insurance) ‘처방약 코페이’ 등이 모두 포함된다.

LA 한인보험 업계에 따르면 한인 직장인들이 가입한 건강보험 플랜의 대부분은 디덕터블이 2,000~2,500달러로 꽤 높은 수준이며 일부 플랜은 디덕터블이 5,000~7,000달러에 이른다.

시티종합보험 데이빗 송 에이전트는 “한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대다수는 2,000달러가 넘는 디덕터블을 안고 있다”며 “의료비용이 계속 증가하면서 보험회사들이 일방적으로 보험료만 올릴 수가 없어 디덕터블도 함께 인상하며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 전문업체 ‘머서’(Mercer)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미국 직장인들이 가입한 건강보험의 평균 디덕터블은 584달러에서 1,217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일부 고용주 제공 플랜의 경우 평균 디덕터블은 2,215달러이다.

현재 미국 내 직장의 81%는 상대적으로 디덕터블이 높은 ‘소비자 주도 보험’(comsumer directed plan)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는데 이는 5년 전의 63%보다 18%나 늘어난 수치이다.

이처럼 디덕터블 부담 때문에 몸이 아프거나 가벼운 부상을 당해도 일부러 병원에 가지 않는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LA 지역 한인 무역회사에 다니는 남편의 직장보험 플랜에 들어 있는 한인 여성 김모(52)씨는 “관절염으로 목에 통증이 있는데도 2,500달러의 디덕터블이 부담이 돼 3개월간 병원에 가지 않고 있다”며 “가구 연 소득이 7만달러 정도 되는데 급여는 늘지 않고 의료비, 생활비는 계속 올라 신혼 초기 경험했던 어려운 시절이 재현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보험 전문가들은 “높은 디덕터블을 요구하는 보험플랜은 몸이 튼튼해서 병원에 갈 일이 별로 없는 젊은층과 의료비를 지불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에게나 적합한 플랜”이라며 “디덕터블로 처리되는 의료 서비스와 환자 본인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지급해야 하는 한도액이 얼마인지를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