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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자유게시판

1984∼2014 종교의식 변화 조사

법왕청 2015. 2. 11. 10:05

[1984∼2014 종교의식 변화 조사(3)]


“품위·자격 미달 성직자 있다” 개신교인 85%가 응답… 21%P↑


 

 


품위나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성직자들이 ‘꽤 있다’고 생각하는 개신교인 비율이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세 등 외적 성장보다 신앙 본질 추구에 대한 개신교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전문업체인 한국갤럽은 10일 이러한 내용의 ‘종교단체·종교인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종교 실태’와 ‘종교 의식’ 조사 발표에 이은 세 번째다. 1984년 첫 조사를 실시한 이래 89년, 97년, 2004년에 이어 2014년까지 30년 동안 총 5차례 비교 조사를 실시한 내용 중 개신교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개신교인 85% “품위·자격 미달 성직자들 꽤 있다”=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 ‘품위가 없거나 자격 없는 성직자가 얼마나 많다고 생각하나’에 대한 응답 가운데 ‘매우 많다’는 22%, ‘어느 정도 있다’는 65%였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87%가 ‘꽤 있다’고 답한 셈이다. 이는 1984년 조사 결과(65%)보다 22%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84년 64%에서 97년 72%, 2004년 83%, 지난해 85%로 조사 때마다 증가했다.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지난 30년 동안 일반인들의 지식수준이나 윤리의식이 높아진 속도만큼 성직자들의 수준이 따라가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양한 언론매체가 출현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확산되면서 성직자들로부터 제기되는 각종 문제들이 교계 울타리를 넘어 일반 사회로 흘러들면서 부정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측면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선일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집단 문화에 순응했던 1980년대를 지나 민주화 바람과 더불어 개인·개성을 중시하는 90년대를 거치면서 형성된 비판적 안목이 종교 분야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종교의 힘’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대해 ‘증가하고 있다’는 전체 응답자 비율은 30년 전 68%에서 지난해 47%로 21% 포인트 줄었다. 개신교인의 경우 낙폭이 더 컸다. ‘그렇다’는 응답이 같은 기간 84%에서 59%로 무려 25% 포인트나 감소했다.

거의 모든 종교의 최고 덕목인 ‘이웃 사랑’은 얼마나 실천하고 있을까. “종교인들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덕목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지키는 편’이라고 응답한 개신교인의 비율은 지난해 74%였다. 전체 응답자 비율(45%)보다 높았지만 30년 전(81%)보다는 7%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개신교인, 외적 성장보다 신앙성숙에 관심 높아져”=‘대부분의 종교 단체는 종교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개신교인 응답률은 지난해 52%였다. 30년 전(67%)보다 15% 포인트 줄었다. ‘종교단체들이 진리 추구보다 교세 확장에 더 관심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답한 개신교인 비율은 53%로 84년(71%)에 비해 18% 포인트나 떨어졌다. 개신교 내부에서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옅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원규 감리교신학대(종교사회학) 교수는 “개신교인들의 신앙에 ‘질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개신교인 스스로 외적 성장에 한계가 왔다는 인식, 다시 말해 신앙의 본질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선일 교수는 “사회 전반에 걸쳐 개신교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웃과 사회를 향한 교회의 ‘섬김’에 대해 긍정적인 자체 평가가 이뤄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