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기도 끝났다…“물질 개벽되니, 정신 개벽하자” 100주년 맞는 원불교 |
LA원불교당에서 교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 |
내달 1일 원불교 100주년 행사
행사 준비 위해 10년간 기도
미주 지역에서 100명 넘게 참석
과거·미래 ‘100년’ 매듭이어
생활속에 스며든 원불교 가치
개인 넘어 사회와 국가로 확대
4월27일. 원불교의 ‘10년 기도’가 끝난다. 그동안 전세계 모든 원불교도가 새벽마다 두 손을 모았다. 원불교 100주년을 기도로 준비할 만큼 간절했다. 원불교는 ‘개벽(開闢)’을 기치 삼았다. “물질이 개벽 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이념은 100년간 뿌리를 내렸다.
내달 1일 전세계 원불교도가 한자리에 모인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는 서울월드컵 경기장에 10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 개교 이래 원불교 최대 행사인 셈이다. 100주년을 맞는 원불교의 표정과 행적 등을 알아봤다.
20일 LA원불교교당. 요즘 미주 지역 원불교 교무들은 한국행 준비에 여념이 없다. 원불교 100주년 기념행사 때문이다.
LA원불교에 따르면 100주년 행사를 위해 오는 25일 미주 지역에서만 100명 이상의 교무 및 교도가 단체로 한국을 방문한다.
LA원불교 양윤성 교무는 "한 종교에 '1세기'라는 시간은 큰 의미다. 이번 행사는 지나온 10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이란 시간을 서로 매듭 짓는 의미가 있다"며 "이를 위해 10년간 원불교 전체가 새벽마다 기도를 해왔다. 그 기도가 4월27일 끝난다"고 말했다.
원불교의 기도는 정성을 바탕으로 기운을 합력하는 힘이다. 그만큼 간절하게 준비한 100주년이다.
원불교는 '생활종교'다. 실용을 추구하며 대중과 가깝다. 원불교의 불법을 실제 삶에 활용하여 개인을 넘어 가정과 사회, 더 나아가 국가에 도움을 주기 위한 사람됨을 지향한다. 원불교의 교리가 종교의 테두리 안에 갇히기보다는 사회와 친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친밀의 가치는 원불교를 100년간 지탱해 온 근간이 됐다.
1926년 개교한 지 10년이 됐을 때 소태산 대종사(가운데)가 제자들과 찍은 사진. 소태산 주위의 제자들이 꽃을 들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원불교 제공] |
실제 원불교당의 문은 매일 열려있다. 문턱은 낮다. 종교와의 접점이 없어도 생활속에서 언제든지 원불교를 만날 수 있다.
LA원불교당은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현재 ▶요가 및 명상 수업(화ㆍ금 오후 7시30분) ▶통기타반(월ㆍ목 오후 7시) ▶사물놀이반(월ㆍ수 오후 6시30분) 등을 운영중이다.
원불교 양은철 교무는 "교당 프로그램과 겹치지 않으면 세미나, 강연, 모임 등을 위해 공간을 내준다"며 "대여료는 받지 않는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원불교 미주서부교구는 종교평화협의회와 이웃종교사귀기 행사 등을 통해 주도적이고 모범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 미주서부교구는 원불교 100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대규모 명상센터 건립을 계획중이다. 현대인들이 마음의 평안과 지혜를 수행할 수 있는 명상센터는 레이크엘시뇨 지역에 건립을 준비(2020년 완공 예정)하고 있다.
개인 종교에 머물지 않고 사회와 국가를 고민하는 원불교의 몸짓은 이번 100주년 행사에도 묻어난다.
원불교는 100주년 기념대회에 앞서 거국적인 특별 천도재를 연다. 25일(한국시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산업화' '민주화' '세월호를 포함한 재난재해' 등 한국 근대사속에 희생 영령을 위한 천도재를 마련한다.
각 분야의 유족도 초청했다.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싸우는 한국사회의 상처와 갈등을 씻어내리는 거국적 '살풀이'다.
▶문의:(213) 381-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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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소쿠리 비행기<<헬리콥터> 타고 다닐거야”
대종사 예언 미주 총부 설립
현재 미국에서만 36개 교당
양적으로만 성장하는 건 경계
1916년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少太山·1891~1943, 본명 박중빈) 대종사는 이렇게 말했다.
“너희가 교단 일을 잘해서 나중에 비행기 타고 외국으로 나갈 거다. ‘소쿠리 비행기’도 타고다닐 거다.”
‘소쿠리 비행기’는 헬리콥터를 가리킨다. 일제 식민지 시절이던 당시에는 그저 ‘상상 속의 이야기’였다. 대종사의 예언대로 미주 총부가 설립됐다.
현재 미주에는 서부(11개)와 동부(25개)에 걸쳐 36개의 원불교 교당이 있다. 80여명 이상의 원불교 교무가 활동중이다. 미주지역 교화를 위해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필라델피아), 원다르마센터(뉴욕) 등 2개의 원불교 기관도 운영중에 있다.
미주지역을 포함한 전세계 원불교 교도수는 137만 명, 교당 수는 600개를 넘어섰다. 해외 23개국에 원불교 교당이 세워진 상태다.
하지만, 원불교는 ‘양적 성장’을 경계한다.
19일 원불교 행정수반 한은숙 교정원장 “앞으로 수량적인 발전은 지양해야 한다. 살다 보면 속고 또 속는 게 물량이다. 세상에 종교인이 많다고 해서 세상이 더 안정적으로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 교정원장은 “만유(萬有)가 한 법이다. 각 종교의 교법은 달라도 결국 사랑과 평화를 말한다. 그 ‘하나’를 향해 가는 게 종교”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에 벌어진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을 예로 들었다.
한 교정원장은 “이제는 물질이 ‘발전’하는 게 아니라 ‘개벽’된다. 양적인 발전이 아니라 질적인 대비약(大飛躍)을 이룬다. 그런데도 사람의 정신이 가만 있으면 어찌 될까. 물질의 노예가 될 위험이 있지 않겠나. 정신을 개벽해야 한다. 그래야 정신과 물질이 하나가 된다. 그럴 때 물질을 지혜롭게 굴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했다.
‘정신개벽’을 위해 한 교정원장은 두 가지를 강조했다. ‘감사와 은혜’. “이 세상의 모든 것, 설사 적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상대가 없이는 못 사는 존재라는 걸 알아야 한다. ‘개벽’은 ‘열 개(開)’자에 ‘열 벽(闢)’자다. 열고 또 열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을 여는 길이 ‘감사와 은혜’다. 그건 ‘개벽’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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