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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미주사회

[스크랩] "젊은 세대, 교회 자체에 매력 잃었다"

법왕청 2013. 4. 10. 05:28

              "젊은 세대, 청년부 아닌 교회 자체에 매력 잃었다" 

 

HYM청년연합집회 계기로 본 '청년 사역의 오늘과 내일' 좌담회

 

 

 

청년사역에 대한 '위기'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뿐 아니라 미주지역도 마찬가지다. 수백 명이 모이는 청년부는 10여 교회가 채 되지 않는다. 규모가 작은 교회는 청년부가 와해되거나 겨우 유지되는 실정이다. 오는 13~14일 나침반교회에서 열리는 '제28회 HYM청년연합집회'를 계기로 청년 사역의 현실을 돌아봤다. 지난달 30일 선한청지기교회에서 송병주 목사(선한청지기교회.이하 송) LA기윤실 박상진 간사(세계선교교회 청년부 담당.이하 박) 청년부 소그룹 리더 김석준(남가주사랑의교회.이하 김) HYM 더글라스 김 대표가 모여 '청년 사역의 현실 진단'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청년 사역과 관련된 각층의 기독인들이 청년사역의 '오늘과 내일'을 허심탄회하게 나눠봤다.

-청년사역 솔직히 어떤가.

(박) "한국에선 이미 청년사역이 '붕괴' 됐다고 본다. 수많은 사역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민교회는 한국보다 흐름이 조금 늦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송) "직설적으로 말하면 암울하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닌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무방비 상태다. 현재 참담한 상태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지만 20년 후쯤에는 그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송) "거시적으로 90년대 초반까지는 대학 캠퍼스 사역의 중흥기였다. 수백 수천 명 모이는 건 너무 쉬웠다. 이후 캠퍼스의 청년들이 고스란히 교회로 이동했다. 교회는 캠퍼스 부흥에 무임승차를 한 셈이다. 자꾸 과거를 미화시키면 안 된다. 우리가 잘나서 얻은 부흥이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청년사역은 교회에서 소위 '황금알을 낳는 시대'였고 이에 편승한 스타 목사들이 배출됐다. 그때 중흥기를 보낸 세대가 지금의 30대~40대다. 오늘날 교회가 다소 젊어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현재 10대의 기독교 비율이 4% 20대는 3.7%밖에 안 된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20년 후는 어떻게 될까."

(더글라스 김) "HYM 사역을 해보니 교회가 실제 청년 사역에 관심이 없다. 어차피 떠날 그룹이라고 여긴다. 쉽게 말해 장사가 안되니까 지원이나 투자가 약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 어떤 현상이 발생하고 있나.

(더글라스 김) "예를 들어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이민교회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토요찬양예배를 하면 보통 1000~2000명이 모였다. 그게 2000년대 들어오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HYM 집회가 99년도에 시작됐는데 그때와 지금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심히 우려된다."

(김) "지난 7년간 소그룹 리더로서 현장에서 바라본 청년 사역은 가깝게 지난 몇 년 사이만 살펴봐도 분위기가 너무 많이 달라졌다. 숫자 감소는 표면적 문제다. 내부적으로 보면 청년들 사이에서 복음에 대한 진지한 자세 성경공부 분위기 기독교적 가치관에 대한 고민과 성찰 등의 분위기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박) "이곳은 한국서 꾸준히 유입되는 유학생 또는 이민자들이 있기 때문에 숫자가 유지되는 것 같지만 속까지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엑소더스(exodus)' 문제와 복음을 '프라이빗 가스펠(private gospel)' 정도로 여기는 현상은 매우 심각하다. 또 청년들이 새로 유입되는 게 아니라 기존의 작은 교회의 청년이 큰 교회로 옮기거나 큰 교회 청년부 간의 수평이동 정도로 청년 사역이 유지되는 실정이다."

-문제의 원인은.

(송) "한국 교회 문제에서 비롯됐다. 젊은 세대에게 청년부가 아닌 교회 자체가 매력을 잃었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의 화두는 '성장'이었다. 성장을 통한 좋은 열매들도 있었지만 사실 배설물도 많았다. 청년 사역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성장을 강화시켜야 할 때가 아니다. 청년사역이 건강성 회복을 위한 방향으로 돌아서야 한다."

(박) "이곳의 청년사역 문제는 이민교회의 태생적 문제로 봐도 된다. 그동안 이민교회는 '소셜 게더링'의 역할도 담당했다. 그러다 보니 명목상의 신자가 가득해졌다. 교회가 친목역할에 충실한 사이 교회가 지켜야 할 본질은 점점 퇴색됐다. 청년들은 복음에 대한 구도적 자세 진리에 대한 열정을 갖기보다 그외의 요소들을 교회에서 채워왔다."

(김) "교회가 기독교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통해 청년들에게 진리에 대한 영적 또는 지적 도전을 해줘야 했는데 정작 그런 본질에 대한 부분은 1차원적 접근으로 끝내버렸다. 청년들이 가진 진리에 대한 내면적 갈망에 기도해라 말씀봐라 순종해라 사랑해라 등의 단순한 형식의 답을 형태만 바꿔 제시해왔다. 청년들이 목말라 하는 이유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채 비본질적 요소로 자꾸 공백을 메우다 보니 결국 청년 사역의 '거품 현상'이 발생했다."

-교회만의 문제인가.

(송) "구조적 원인도 있지만 청년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나는 청년들이 소위 '눈꼴 시린 게 없으면' 청년이길 포기했거나 그 교회에는 청년이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기독 청년이라면 복음을 통해 어그러진 교회와 세상을 향한 비판적 시각 책임 의식 진리추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오늘날 그런 청년들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더글라스김) "그동안 청년들은 롤모델만을 찾아왔다. 하지만 자신들이 롤모델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청년들이 수동화 됐다."

-그런 청년들은 왜 양산됐나.

(송) "교회와 청년이 피차 서로에게 길들여졌다. 청년들은 교회에 들어서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교회가 추구하는 방향에 이념적 샤워를 당했다. 암묵적으로 교회는 성장과 유지를 위해 그런 청년들이 필요했을 것이다."

(김) "사회에서 청년들의 정체성은 '성인'이다. 그런데 교회만 오면 이상하게 그런 모습이 사라진다. 내부적으로 윗세대에게 어린 취급을 당하면서 자연스레 청년부란 '인큐베이터'에 가두어진 결과다. 매년 반복되는 사역 사이클 안에서 청년들은 교회가 제공하는 것에만 익숙해진다. 점점 단순해지고 고착화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교회에서의 삶과 세상에서의 삶에 괴리가 커진다. 은연중 교회와 세상을 이원론적으로 분리시켜 생각하는 습성이 몸에 밴 것이다."

(박) "신자 비신자를 떠나 청년들에게 진로 결혼 친교는 아주 중요하다.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할 순 없다. 다만 청년 사역이 그동안 그런 부분에 좀 더 집중되면서 청년들이 단순화됐다. 정말 의문이 든다. 만약 밖에서 그런 부분들이 해결된다면 그들이 교회에 와야하는 이유는 어떤 게 있을까. 오늘날 교회는 그 이상을 보여주고 제시해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안이 있을까.

(송) "힐링과 멘토링이 필요하다. 단순히 세상이 말하는 '힐링'이 아니다. 그동안 청년들은 교회에서 목적이 아닌 수단이었다. '제너레이션'에 대한 힐링이다. 그러기 위해 세대간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 우리 교회는 청년들에게 40~50대 집사님들을 일 대 일로 붙여준다. 성경공부도 함께한다. 그랬더니 어른들이 사역하는 곳에 서서히 청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교회 사역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관점이 '의무'에서 '관계'의 관점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다. 그걸 보면서 '그동안 청년들은 청년부를 다닌 거지 교회를 다닌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박) "이제는 인정할 때가 됐다. 이민교회 전반적인 문제 말이다. 이를 위해 청년 사역자가 복음에 입각한 교회론 회복과 본질 추구에 대해 고민하고 씨름해야 한다. 청년 세대는 얼마든지 틀릴 수 있고 잘못 갈 수 있다. 다만 그런거에 대한 단순한 해답 제시가 아니라 길 위의 벗처럼 '함께 가보자'라는 정신의 공감대 형성이 근본적인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겠다."

(더글라스김) "디아스포라 정신의 회복이다. 나는 30여 년 전에 미국에 와서 처음에는 성공과 안정을 위해 살아왔다. 쉽게 말해 '정복'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이 나를 이 땅에 왜 보내셨는지에 대한 목적을 찾고 이유를 깨달아가는 '디아스포라'의 정신이 정말 중요하다. 교회가 삶의 안위와 안정을 강조하기보다 그 정신을 일깨워야 한다."

(김) "이제는 교회가 수준을 높여야 한다. 하나 됨의 명분과 공동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친목이나 교제 이벤트 등이 더 이상 청년들에게 먹히는 시대가 아니다. 그 안에 갇힌 청년들은 그게 익숙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정착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 교회 울타리 밖으로 자꾸 시각을 넓혀야 한다. 일시적으로는 비신자 청년들이 교회 모임 성격상 단순히 술 안 먹고 담배 안 피는 겉모습에 호기심은 가질 수 있겠지만 결국 가치관에서 교회가 세상과 다를 바 없음을 인식하면 흥미를 잃게 된다. 이를 위해 청년사역은 그동안 추구해온 서비스 제공의 개념에서 청년들의 지성 감성 이성의 영역에 대해 진리의 복음으로 도전하고 시각을 바꾸려는 콘텐츠 제공의 역할로 변해가야 한다."

-변화가 가능할까.

(송)"개인적으로는 청년 사역자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나름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또 올해는 해외 단기선교 대신 실제로 교회가 부족한 캠퍼스 지역들을 찾아 2주 동안 청년들이 아웃 리치를 가기로 했다. 건강한 작은 교회들을 세우기 위해서다. 장기적으로는 훈련된 청년들을 세워 미자립 교회에 파송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다. 더 이상 '내 교회' '내 청년부'가 아닌 전체로 봐야 살 수 있다."

출처 : 법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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