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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미주사회

“불법유출 한국 문화재 환수에 총력”

법왕청 2014. 5. 3. 18:40

                                     “불법유출 한국 문화재 환수에 총력”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 본보와 이메일 인터뷰
주인의식 갖고 당연한 권리 행사해야…정부는 전시행정 치중 경향

 

 

최근 한국일보의 ‘한국문화재 시카고에도 많다’라는 기사<4월20일자 A1면>와 관련, 기회가 되면 시카고를 방문해 필드박물관 등이 보관하고 있는 한국 문화재에 대해 직접 열람하고 조사를 하겠다는 뜻을 전한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사진)이 최근 본보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혜문 스님은 “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잃어 버렸다. 그럼에도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고 그냥 먹고 살기에만 급급해 왔다. 이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잃어버린 것을 찾는 것은 주인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고 주인이 스스로의 입지를 다지는 행위”고 강조했다.

 

지난 100여년 기간의 근현대사에서 해외로 유출된 한국 문화재의 정부 환수 노력에 대해 혜문 스님은 “정부는 문화재 반환 문제에 있어 패배의식을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스스로 자포자기 했기에 그동안 문화재 반환운동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도난과 약탈의 근거를 냉정하게 입증하고 끈기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한발씩 나아간다면 ‘문화재 반환’ 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2011년 조선왕실의궤 등 1,205책의 문화재가 일본으로부터 반환된 뒤 정부는 문화재환수재단이란 공공재단을 만들고 문화재 반환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단이 출범하는 과정에서 ‘환수’란 말이 부담된다며 ‘환수’란 말을 빼버리고 국외문화재재단으로 출범시켰으며 이사진과 임원들 또한 그간 환수운동을 펼쳤던 이들을 배제하고 환수운동과 전혀 무관한 문화재청 관계자나 문화재청 퇴직 공무원 위주로 구성해 ‘보여주기’식 활동에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혜문 스님은 “국외문화재재단의 조사 발표로는 해외에 약 15만점의 한국 문화재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중 어떤 문화재가 불법적인 경로로 유출됐는지 심층 분석하는 것이 환수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시민단체임에도 9개의 문화재 환수 우선목표를 정하고 환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난 10년 동안 6점의 문화재 환수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도 우선 환수 대상을 정하지 못하고 외국에서 문화재를 돈을 들여 사오는데 초점을 맞추는 등 전시행정에만 치중하는 경향”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유출된 문화재에 대해서는 환수보다는 한국 문화를 알린다는 차원에서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전시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바람직하다”고 전한 그는 “도자기나 서화같은 일반적 미술품이 아닌 민족 정체성과 관련된 실록, 옥새, 조선 제왕투구 등 도저히 정상적인 방법으로 유출되었다고 보기 힘든 문화재의 우선 환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혜문 스님은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우리 조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정신을 찾는 과정이자 우리 스스로가 주인임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다. 지난 100여년의 슬픈역사를 딛고 주인으로 우뚝서는 운동으로 문화재제자리찾기가 자리매김 되길 기원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혜문 스님: 현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로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으로 불법 유출된 조선왕실의궤와 조선왕족실록 반환을 위한 노력을 펼쳐왔으며 2006년 출범된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사무처장을 맡아 지난 2011년 반환된 조선왕실의궤 환수를 이뤄냈다. 또한 최근에는 한국 방문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반환한 황실인장 반환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