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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법영/미주사회

세월호 사고와 균형잃은 기독교

법왕청 2014. 5. 7. 11:27

                                            세월호 사고와 균형잃은 기독교 

 

 

기독교의 '개인 구원'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을 향한 신의 언약(복음)은 반드시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총체적인 진리의 가치로 흐르기 때문이다.

다만 그 가치는 개인에게만 한정될 정도로 좁은 개념은 아니다. 언약은 믿음과 회심을 통해 전인격적 변화와 원형으로서의 회복을 수반하는데 이는 간단히 규정될 수 없다. 그만큼 언약의 신비는 개인은 물론 그 이상의 포괄적 의미와 영향력을 담아낸다.

그동안 한국 기독교에 있어 복음의 방향성은 지나치게 '개인'에게로 향했다. 심지어 기독교의 가치가 '나' 또는 '인간'이라는 개체에 편중되다 보니 의미의 변질 또는 왜곡의 폐해를 낳았다.

짧은 한국 기독교 역사 속에 그렇게 고착돼버린 교회는 사회에 대한 소극적 태도와 선함으로 포장된 이기적 신앙관을 형성시켰다.

성경을 개인에게 연결시키는 능력은 진보했을지 몰라도, 이를 사회로 범위를 넓혀 이해 또는 적용시키는 기능은 약화됐다. 복음에 대한 기독교 시각의 불균형이다.

이번 세월호 사건을 통한 기독교의 반응은 가치관의 편향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대형사고를 야기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만 비난할 게 아니다. 문제 앞에 교회가 보여준 침묵의 카르텔 역시 비판받아야 한다.

매번 사회 문제가 터질 때마다 기독교의 반응은 통상적이다. 개인에게 집중된 기독교가 침통한 소식을 듣고 반복적으로 내어놓는 건 행동이 결여된 '기도' 뿐이다.

간혹 이슈에 대한 비통함, 사회적 부조리, 성경 등을 연결시켜 도출한 설교의 교훈까지 결국 '나' 또는 '개인'에게 점철될 정도로 이기적이었다.

기독교 복음은 분명 개인에게 우선적으로 접목돼야 하지만 보다 넓은 범위의 적용도 배제해선 안 된다. 기독교가 '인간'을 죄성을 가진 존재라 규정한다면, 그 개체가 모여 이룬 큰 개념이 '사회'다. 절대로 두 개념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이유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 분명 성숙한 침묵은 필요하다. 혼란과 왜곡을 야기하는 경솔한 발언 또는 주장을 할거면 차라리 입을 닫아야 한다. 그렇다고 침묵이 불의에 대한 묵언까지 수용하지는 않는다. 분명 악한 분노와 건강한 의분은 구분돼야 하지 않나.

주로 개인만 조명해 왔던 기독교의 토양 때문에 요즘 교인들은 의분이 사라졌다. 사랑의 속성 중 불의를 보고 기뻐하지 않는 요소는 모른다.

많은 교회가 이번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며 죄악에 대한 회개마저 개인에게 국한시켰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성경에 기반을 두고 '나'를 통해 개인악을 돌이켜야 한다면, '집단'에 뿌리 내린 사회악에 대해서도 철저한 회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야한다. 설령 사회가 변하지 않더라도 회심의 개념을 알리는 역할은 해줘야 한다.

세월호 사건은 개인과 사회가 함께 빚어낸 '인재(人災)'다. 두 개념에 대한 기독교의 균형있는 인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