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 식 불법 난자 거래 유혹 이렇게 피하라
[뉴욕 중앙일보]
불임부부, 안전한 합법 기증 난자로 도와드립니다 |
아시안 여성 인기 높아…최고 3만5000불 고액 보상금 내걸고 모집
일부 대학가 게시판엔 아예 ‘한인 기증자 찾음’ 포스팅 올라오기도
NYU·코넬·컬럼비아 대학병원 등 합법 난자 기증 프로그램 운영 중
#불법 난자 매매
자격은 평균 체중과 키, 건강하고 병력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흡연 또는 마약을 하지 않는 나이 20~29세 여성 선호. 일부 유명 대학을 나온 사실을 졸업장으로 증명할 수 있으면 우대한다.
유학생들과 한인들 사이에 보상금을 목적으로 한 난자 매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내 미국 국적자들에게는 일정한 조건 하에서 합법이지만, 한국 국적자는 한국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다.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헤이코리안 등 정보 공유 웹사이트 게시판에 최근 ‘난자 삽니다’ 또는 ‘에그 도네이션(egg donation)’이라는 제목의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유학생으로 미국에 와 졸업 후 뉴욕시에 머무르며 집세를 룸메이트 두 명과 나눠 매달 1000달러씩 내고 있다는 최모(30)씨는 “학자금과 집세가 고정적으로 나간다. 저축은커녕 버는 족족 생활비로 고스란히 쓰인다.
‘내가 미국서 무얼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 때면 우울증을 겪는다는 또래들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국 연예인들이 쌍둥이를 낳는 경우가 부쩍 많은데, 불임치료와 시험관 시술 때문이라 들었다.
두 집 건너 한 집이 난임이라는데 막연하게 누군가 돕고 보상금도 받는다니 혹하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2008년 한국에서 제정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생명안전법’) 제13조 3항에 따르면, 그러나 누구든지 금전 또는 재산상의 이익 그 밖에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정자 또는 난자를 제공 또는 이용하거나 이를 유인 또는 알선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난자 거래를 목적으로 고객을 유인·알선·이용한 자는 물론 자신의 난자를 제공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한국은 형법 제3조에 따라 한국 외의 국가에서 죄를 범한 자국민에게 관할권을 적용하는 속인주의를 따르고 있다.
외국 일부 지역에서 마약이나 도박이 합법이라 해도 행위자가 한국으로 돌아가 처벌받는 것이 그 이유다. 한국 국적자인 최씨의 경우 난자를 기부하고 보상금을 받게 되면 한국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
#아시안 여성 찾는 시장
실제 난자 매매 시장에서 아시안 여성 난자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난자를 사겠다는 광고를 하는 사이트에서는 아시안을 따로 분류해 ‘한인·중국인·일본인 우대’라고 명시하거나, 이 세 나라 출신 난자의 수요가 매우 높다는 설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예 아시안 난자만 취급하는 곳이나 아시안·백인이 섞인 기증자만 찾는다는 웹사이트들도 있다. 아시안을 찾는 곳은 가격도 높아 6000~1만 달러를 제시한다. 평균 시가 5000 달러의 두 배까지에 달한다. 최고 3만5000 달러까지 보상금이 지급되기도 한다.
상당수의 곳에서는 영어 외 2~3개의 외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런 경우 한국어가 포함된 곳이 셋 중 하나다.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에는 UCLA 등 대학 게시판에 “커플이 한인 난자 기증자를 찾는다. 1만5000 달러 사례”와 같은 글도 종종 올라온다.
한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대학 게시판 글 중에는 개인적으로 비용을 지급할 테니 매혹적이고 운동 잘하는 29세 미만의 SAT 성적 2100점 이상인 자를 찾는다는 글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글들이 2~3주 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다는 것. 적당한 사람을 찾았을 수도 있지만, 대학들을 돌면서 주와 지역을 바꿔가면서 ‘떴다방’식 영업을 하는 센터들이 있는데 이러한 곳들은 안전 확인이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전한 난자 기증
고환에서 새로 생성되는 남성의 정자와 달리 여성의 난자는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함께 노화한다. 일반적으로 35세가 되면 난자의 수도 급감하면서 질도 취약해진다.
최근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불임치료를 받는 부부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어 난자 기증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뉴욕에도 뉴욕대 라곤메디컬센터, 웨일 코넬대 메디컬센터,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우먼리프로덕티브케어센터에서 21~32세 이하 여성을 대상으로 합법적인 난자 기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두 8000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난자 매매가 아닌 의료 목적의 기증에 따르는 시간·위험 감수·노력에 대한 보상금이 지급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지급하는 돈이다.
난자 기증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6~10주, 최소 8차례 의료기관 방문을 요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근육주사를 이용하지 않는 등 최근 기술이 발달돼 10일 정도 난자 배란 촉진·유도 주사를 맞으며 초음파 검사를 진행한 후 난자를 채취한다.
따라서 시험관 시술까지 4주 내에 끝나는 등 절차도 간소화돼 기증에 2주 5차례 미만 방문이면 충분하다.
전국에서 손에 꼽는 불입치료병원인 뉴저지 RMA의 토마스 김 전문의는 “아내와 나도 불임치료를 통해 소중한 첫 아이를 얻었다.
3년 반 동안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아이를 기다리는 가정의 심정을 이해한다”며 “‘우리와 같은 경우를 본 적 있느냐’ ‘우리도 아이를 가질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하면서 괴로워하는 부부들과 함께 희망을 찾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난자 채취와 난자 기증의 경우 부작용에 관한 문의가 많다. 30세 미만의 경우 약물을 쓰면 간혹 난소과배란 증세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인 1%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난자 기증을 6차례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정부 권고안이며 이는 위험에 따른 건강 문제라기 보다는 지리학상 같은 지역 내에 같은 유전자를 가진 반반 형제·남매가 섞이는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임 치료 과정에서 난자 채취가 어려운 부부에게 유일한 희망은 기증된 난자다. 합법적으로 의료 목적으로 안전한 센터에서 기증된 난자가 불임부부 치료를 돕는다.
뉴욕주 보건국은 1998년 안전한 난자 기증을 위한 지침서(health.ny.gov/publications/1127)를 발간했다.
기증 시 거치게 되는 의료 절차와 동의서 작성 등의 법적 절차는 물론 가족이 기증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익명 기증 절차를 따르도록 하는 것, 의사 철회 방법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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